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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석학 칼럼] 불평등은 정치적 선택

입력
2019.08.12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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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은 종종 가족의 구성이나 경제적 지위, 지리적 위치, 인종, 그리고 성별과 같은 사회적 환경의 조합에 의해 정해지고 그러한 요소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은 기회의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소득 불평등에 의해 악화된다. 또한 기회의 불평등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의 사회적 이동성을 감소시키므로 지속적인 불평등의 함정을 낳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불평등은 종종 가족의 구성이나 경제적 지위, 지리적 위치, 인종, 그리고 성별과 같은 사회적 환경의 조합에 의해 정해지고 그러한 요소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은 기회의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소득 불평등에 의해 악화된다. 또한 기회의 불평등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의 사회적 이동성을 감소시키므로 지속적인 불평등의 함정을 낳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적인 빈곤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동안 감소폭이 둔화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불평등 문제 때문이다. 다행히 전세계 인구를 감안해 볼 때, 1990년 이후 불평등은 빈곤과 함께 감소되는 추세이긴 하다. 그러나, 각국 국내 사정을 보면, 불평등은 오히려 증가했다. 평균적으로 현대인은 25년 전에 비해 더 불평등한 국가에서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소득과 재산 이외에도 식량과 영양, 의료, 교육, 토지, 깨끗한 물, 그리고 충만하고 품위 있는 삶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다른 요소들과 관련하여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여전히 심한 격차가 있다.

불평등은 정치적 선택이다. 필연적인 것이 아니다. 각국 정부는 소득과 재산의 격차를 줄이고 가장 가난한 사람의 삶과 기회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고 어느 정도 성과도 거두었다. 2015년 이래 ‘유엔 지속가능 발전 목표(구체적으로 목표 10)’가 전례 없는 관심의 대상으로 대두됐다.

이 달에 열리는 ‘지속가능 발전에 대한 고위급 정치 포럼(HLPF)’은 국제사회가 처음으로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의 불평등 퇴치에 관한 진행 상황을 살펴볼 기회이다. 이를 위해 세계은행 그룹과 유엔경제사회국은 최근 각국 정부가 이 분야에서 어떻게 노력을 강화할 수 있는지를 주요 주제로 하여 준비 회의를 개최했다. 다음은 회의에서 나온 몇몇 주요 조사 및 논의 결과이다.

불평등은 종종 가족의 구성이나 경제적 지위, 지리적 위치, 인종, 그리고 성별과 같은 사회적 환경의 조합에 의해 정해지고 그러한 요소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은 기회의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소득 불평등에 의해 악화된다. 또한 기회의 불평등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의 사회적 이동성을 감소시키므로 지속적인 불평등의 함정을 낳게 된다.

기회에 대한 장애물을 없애기 위해, 정부는 차별 법률을 확인하고 제거함으로써 불평등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또한 불평등은 어릴 때부터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여, 정부는 질이 높고 보편적으로 주어지는 의료와 유아들의 교육에 더욱 더 많이 투자를 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인적 자본의 창출을 지원해야만 한 세대의 불평등이 다음 세대로 전이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그러한 투자는 추가적인 국내 자원을 필요로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누진 과세는 정부 수입을 증가시키는 데에도 중요하고 확대된 행정력도 정부가 탈세를 방지하고 자원의 불법 국외 유출을 제한 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하다. 더욱 원활한 자원의 활용과 더불어 사회적 이전과 보호는 소득과 부의 격차를 줄이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각국 정부는 진보 정책의 혜택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이의 구현을 위해 정책 입안자는 빈곤과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수립하고 실행할 때, 혜택을 받지 못한 시민들의 관점을 고려해야 한다. 빈곤층과의 대화를 통해 현안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고 자원을 직접 가장 필요한 곳에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가 부족하면 효과적인 정책 설계를 할 수 없다. 불평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책 입안자가 주어진 정책, 법률, 정치구조나 문화적 표준을 검토하여 누구에게 혜택이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 기후, 보건, 식량 안보, 사회 기반 시설 등, 정부는 여러 분야에서 더 좋은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해야 한다. 데이터 수집은 비용이 많이 들고 기능 집약적인 일이지만 최근의 혁신으로 인해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선택 폭이 확대되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상위 1%를 포함한) 상류층의 소득을 보여주지 못하는 가계동향 조사 등의 전통적 데이터 출처는 장기간의 지식 격차를 행정 데이터와 세금 데이터로 보완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정부, 이해관계자, 다자간기구,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매체와 같은 모든 행위자가 지속가능 발전 목표 10의 성취 경과를 직접 측정 할 수 있도록 불평등의 여러 현상을 보여주는 더 나은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

불평등 감소 정책에 대한 장벽은 흔히 이를 제거하려는 정치적 의지의 부족을 나타낸다. 정책 입안자는 집단 간의 크고 지속적인 격차가 경제 뿐만 아니라 정치적 안정과 사회적 안정에도 좋지 않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통일된 담론을 반영하는 동등한 기회와 정책이 없다면 제도에 대한 사회 결속력과 대중의 신뢰를 유지할 수 없다.

세계 지도자들은 9월 정상회담에서 지속가능 발전 목표의 진행 상황을 살펴볼 것이다. 이들은 세계적인 목표, 특히 지속가능 발전 목표 10에 대한 그들의 약속을 재확인해야 한다. 세계은행 그룹은 지금부터 2030년까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 힘과 자원을 집중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 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국내와 국제적으로 불평등을 줄이는 것은 지구촌이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일이다.

마흐무드 모히엘딘 세계은행 수석부총재

카롤리나 산체스파라모 세계은행 글로벌 이사

©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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