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59ㆍ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이 8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만났다. 황 대표는 취임 인사차 국회를 찾은 윤 총장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하고는 “참 오랜만에 본다. 우리 총장 임명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황 대표가 2013년) 법무부 장관 계실 때 뵙고 한 6년 정도 지난 듯한데 오랜만에 만나니 반갑고 좋다”고 말했다.
의례적인 인사가 짧게 오간 뒤 곧장 긴장감이 흘렀다. 황 대표는 최근 특수통 위주의 이른바 ‘윤석열 사단 중용’ 논란을 빚은 검찰 인사 문제를 윤 총장 면전에서 지적했다. 황 대표는 “이왕 총장됐으니 균형 있게 검찰을 잘 이끌어 달라”면서도 “이번 인사 결과를 보면 편향적인 인사여서 우려가 크다”고 꼬집었다. 사법연수원 10기수 위 검찰 선배인 황 대표는 이어 “형법에는 개인적 법익, 사회적 법익, 국가적 법익을 해하는 죄 등 세 종류의 범죄 영역이 있다. 이에 맞는 인사들이 배치돼야 한다. 유념하셔야 할 듯하다”며 윤 총장 취임 이후 단행된 인사를 거듭 문제 삼았다. 공안 검사 홀대를 지적한 것으로도 비친다. 황 대표는 대표적 공안 검사 출신이다.
황 대표는 또 “우리 당에서 제기해 고소ㆍ고발한 사건 70여건인데, 극히 일부만 처리됐고 나머지는 유야무야”라며 “공정한 수사가 된 것인지 우려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이 취임하셨으니 면밀히 살펴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총장은 형식적 인사로 대신하며 논쟁을 피했다. 그는 “지금은 공당 대표지만 검찰 대선배인 대표님께서 검찰에 늘 깊은 관심을 갖고 좋은 지적을 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악연’인 두 사람의 이날 만남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30여분간 이뤄졌다.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 댓글 개입 사건 당시 수사팀장이던 윤 총장은 2013년 국정감사장에서 당시 황교안 법무장관의 외압 관여 의혹에 관한 물음에 “무관치 않다”며 폭로한 바 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김의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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