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앞둔 민심 악화 우려 탓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 계획 가운데 상당 부분을 연기한 것은 참모들의 '경고' 때문이라고 미국 CNN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백악관 통상 분야 참모진이 지난주 회의에서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크리스마스를 망칠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고성으로 강조했다"며 "이런 설득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9월 1일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지난 13일 정보ㆍ기술(IT) 핵심 제품을 중심으로 일부 품목의 관세부과를 12월 15일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크리스마스 시즌 때문에 이것(추가 관세 부과 연기)을 하는 것이다. 관세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중국산 수입품 관세 장벽이 높아진 데 따른 피해가 미국 소비자들의 연말 쇼핑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CNN 보도 역시 참모들의 이 같은 우려를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이는 아울러 재선을 노리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단으로 해석된다.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연말 경기가 침체될 경우 경제적 성과를 우선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이날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다음 달 또는 오는 12월부터 10% 관세가 부과되는 3,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서 44개 품목을 제외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관세 부과 제외 품목은 목제 가구와, 컴퓨터 모뎀, 종교용품, 요람, 유모차, 카시트 등이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일반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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