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친동생(52)과 그의 전 부인 조모(51)씨가 채무를 회피할 목적으로 위장 이혼을 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은 이들이 최근 살던 부산의 거주지 곳곳에서도 확인된다.
부부가 함께 이사로 등재됐던 건설업체의 등기부등본에는 전 부인 조씨의 2007년 주소가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로 나온다. 2009년 또 다른 공사업체 공사비 지급 소송에서 대표이사였던 조 후보자 동생 역시 송달장소가 같은 아파트로 표시돼 있다.
조 후보자 동생 부부가 이혼한 것으로 알려진 시기인 2009년 무렵부터는 둘의 주소가 갈라진다. 2009년 4월 이후 전 부인 조씨의 주소는 경남 김해시, 2013년 무렵엔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로 표시돼 있다. 반면 조 후보자 동생의 주소는 2011년 이후 자료에서는 조 후보자 부모가 살았던 해운대구 경남선경아파트다. 비슷한 시기에 부산으로 내려와 각각 다른 곳에서 살았던 것으로 기록돼 있는데, 공교롭게 두 사람이 주소를 둔 아파트는 모두 해운대구 좌동에 있다. 이때쯤 이들이 운영하는 건설업체는 조 후보자 동생이 해운대구로 주소를 옮긴 2011년에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인근으로 주소를 변경했다.
18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경남선경아파트의 이웃 주민들은 최근까지도 이 곳에서 조 후보자의 동생 부부가 함께 살았다는 사실을 공통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조 후보자 동생과 전 부인 조씨의 사진을 확인한 이웃들은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이 맞는다고 증언했다. 또 “2015년 조 후보자 모친이 이사 간 뒤, 다른 세입자가 잠시 살다가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 무렵부터 조 후보자 동생 부부가 아들과 함께 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 부인 조씨와 종종 인사를 주고받았다는 한 주민은 “남편은 자주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 여름방학 이후에도 가족끼리 차 타고 어디를 가기에 가족 여행을 가나보다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경남선경아파트는 2017년 11월 전 부인 조씨가 조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로부터 매입한 곳이다. 조씨가 2013년 주소를 옮긴 해운대구 다른 아파트의 세입자 등의 증언을 봐도, 이들이 이혼한 후에도 이 곳에 함께 살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조 후보자 동생은 지난해 8월 해운대구 중동의 한 빌라로 전입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곳은 2014년 12월 전 부인 조씨가 매입한 뒤 조 후보자 모친이 거주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달에는 조 후보자 부인인 정 교수가 조씨에게 이 빌라를 임차해 주면서, 집주인이 임차인이 되는 수상한 계약관계가 맺어진 곳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이들 부부가 운영하던 법인 등기부등본을 봐도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다. 이들 부부가 운영하던 법인은 2009년 이후 수 차례 법인명을 바꾸는데 대표이사 역시 이들 부부가 번갈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7월 전 부인 조모씨는 회사에서 퇴임했지만 2013년 전 동생이 사내이사로 선임되자 감사로 다시 회사로 복귀했다.
부산=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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