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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낙제하고도 장학금? 이게 공정사회인가” 20대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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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낙제하고도 장학금? 이게 공정사회인가” 20대 부글부글

입력
2019.08.19 18:34
수정
2019.08.20 00: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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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특혜 의혹’ 본보 보도 반응

[저작권 한국일보]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출근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출근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배신감을 느낀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에 대한 특혜의혹(한국일보 19일자 1면 '조국 딸, 두번 낙제하고도 의전원 장학금 받았다')이 제기된 19일, 공무원ㆍ고시학원이 몰려있는 서울 노량진 학원가의 20대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취업 준비생 제갈주아(25)씨는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나 약학대학 편입을 꿈꾸지만 집안 사정과 비싼 학비 등의 문제 때문에 고심하는 사람들이 여기에도 많다”며 “두 번이나 낙제하고도 여섯 번이나 장학금을 받았다니, 있는 사람들이 더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0대들은 문재인 정부의 열렬한 지지층으로 꼽힌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20대들의 문재인 후보 지지율은 47.6%에 달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최순실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을 겪은 데다 청년 취업률이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 과정은 공정할 것,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 후보의 슬로건에 열광했다는 분석이었다. 조 후보자 딸이 장학금을 여러 차례 받았다는 건 ‘공정성’ 문제에 유달리 민감한 젊은 층에게 충분히 실망감을 안겨줄 만하다는 평가다.

서지민(23)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시간을 쪼개 공부하는 친구와 부모의 지원을 받아 여유롭게 공부하는 친구 사이의 간극이 명확하다는 것을 체감하는 세대라 공정성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처음에는 현 정부를 반대하기 위해 야당에서 꼬투리 잡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실제 그런 사실이 있다 하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조 후보자가 진보 진영의 명사였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는 과거에 "모두가 용이 될 수도 없으며 또한 그럴 필요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조 후보자의 딸은 '외고-이공계 대학-의학전문대학원'으로 진학하는, 전형적인 강남 부유층 자제의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장학금 논란까지 더해졌다.

박예지(24)씨는 "순간 나도 조 후보자의 딸처럼 낙제 두 번 맞으면서 방황도 해보고 실패도 겪어볼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조 후보자의 딸은 그렇게 해도 걱정이 없지만, 돈 없고 빽 없는 나 같은 이들은 당연히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논란에 가세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녀 키우며 허덕이는 대다수 서민의 신뢰를 배신한 행위”라 비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장학금을 받은 2016년은 박근혜 정권 때라 조 후보자는 반정부 인사로 꼽힐 때였는데 무슨 특혜가 있었겠느냐”고 반박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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