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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국, 딸 의전원 유급 직후 지도교수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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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국, 딸 의전원 유급 직후 지도교수 만났다

입력
2019.08.22 04:40
수정
2019.08.29 12: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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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모친 그림 기증 행사에 동석… 만남 후 딸 ‘황제 장학금’ 받아

曺, 의전원 투서 보고받아… 지도교수 부산의료원장 임명 경위 궁금증

2015년 10월 7일 경남 양산시 부산대병원 중앙진료동 4층 모암홀 옆에서 열린 ‘갤러리피누인’ 오픈행사에 참석한 조국(오른쪽에서 네 번째)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조 후보자 모친인 박정숙(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웅동학원 이사장, 노환중(왼쪽에서 다섯 번째) 당시 양산부산대병원장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양산 부산대병원 홈페이지 캡처
2015년 10월 7일 경남 양산시 부산대병원 중앙진료동 4층 모암홀 옆에서 열린 ‘갤러리피누인’ 오픈행사에 참석한 조국(오른쪽에서 네 번째)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조 후보자 모친인 박정숙(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웅동학원 이사장, 노환중(왼쪽에서 다섯 번째) 당시 양산부산대병원장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양산 부산대병원 홈페이지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인 조모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낙제학점으로 유급을 당한 뒤 조 후보자와 조씨의 지도교수가 부산대병원 행사장에서 한 차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조 후보자가 지도교수를 만난 뒤 조씨는 6학기 내리 특혜성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장학금 지급 배경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조 후보자는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조씨 지도교수의 부산대병원장 직행을 저지하기 위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의 투서를 보고받은 것으로 확인돼 두 사람의 관계를 둘러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1일 부산대 의대와 간호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모친인 박정숙(81) 웅동학원 이사장은 2015년 9월 자신의 그림 4점을 양산 부산대병원에 기증했다. 박 이사장은 부산대 간호대 출신으로 대학 졸업 이후 전업 화가로 변신했다. 병원 측은 박 이사장이 기증한 그림을 포함한 작품을 전시할 갤러리 공간을 마련하고 2015년 10월 7일 오픈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 박 이사장은 물론 조 후보자 딸의 지도교수인 노환중 당시 양산 부산대병원장과 함께 조 후보자도 참석했다.

조 후보자와 노 원장이 만난 시점은 공교롭게 조 후보자 딸이 2015년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한 뒤 첫 학기에서 낙제점을 받고 휴학계를 냈을 때다. 당시 유급을 당한 조씨는 적성에 맞지 않는 의학 공부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학업을 포기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조 후보자는 문재인 새정치민주당 대표가 구성한 혁신위원회의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조 후보자가 노 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조 후보자가 병원을 방문한 바로 다음 학기인 2016년 1학기 조 후보자의 딸은 복학을 했고 6학기 연속으로 노 원장의 개인 장학재단에서 지급하는 장학금을 받았다. 노 원장은 “간호대학장이 ‘오랜 동문활동을 하고 동창회장을 지낸 박 이사장의 손녀가 학업을 포기하려고 한다’고 해서 장학금을 주게 됐다”고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조 후보자와 지도교수인 노 원장의 관계는 부산대 의전원 투서로 인해 궁금증을 더 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투서 내용이 보도된 직후 한국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투서와 관련해) 이미 처리가 된 뒤 사후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국립대학인 부산대의 병원장 임명권은 교육부 장관에게 있기 때문에 선출과정에서 불거진 논란 또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관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조국 민정수석님께 꼭 물어봐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A4용지 5장짜리 문건이 작성된 것은 올해 1월쯤. 부산대병원장 선임을 앞두고 조씨의 지도를 맡은 노 원장이 후보로 나서자 특혜 장학금 및 조 후보자와 노 원장의 커넥션 의혹을 거론하면서 병원장 직행을 저지해 달라는 게 투서의 골자다. 투서에는 2015년 양산부산대병원장에 취임한 뒤 한 차례 원장직을 연임한 노 원장이 부산대병원 본원장 자리까지 내정된 것이 아니냐는 경계의 목소리도 담겼다.

투서는 또한 노 원장이 부산대병원장으로 직행할 경우 우려되는 시나리오까지 담고 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후보자가 특별감찰관 수사관들의 비위 의혹으로 경질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거론하며 “(특혜 장학금 등) 문제가 공론화되고 여론화될 경우 청와대에서는 조국 민정수석으로 인한 부담감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정무적 판단이다. 그러면서 “노 원장이 부산대병원장 응모를 취소하게 하는 것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올바른 대안”이라는 대책까지 제시하고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 조국 후보자와 노환중 교수와의 관계 -송정근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조국 후보자와 노환중 교수와의 관계 -송정근 기자

조씨의 지도교수는 투서가 우려한 대로 올해 1월 최종 선발자 2명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당초 투서를 작성한 부산대 의전원 학생들은 노 원장이 병원장 최종 후보에 포함될 경우 기자회견까지 가질 예정이었으나 후보군에서 탈락하면서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병원장 선임이 좌절된 노 원장은 5개월 뒤 오거돈 부산시장이 임명하는 부산의료원장으로 낙점을 받았다.

일련의 과정을 종합하면 조씨의 지도교수는 투서가 우려한 대로 병원장 선임에서 탈락한 뒤 부산의료원장에 임명되는 수순을 밟았다. 조 후보자와 노 원장의 관계를 감안할 때 일련의 과정에 조 후보자가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당시 병원장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양산=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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