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독일 리그 데뷔골을 터트린 황의조(27ㆍ보르도)와 권창훈(25ㆍ프라이부르크)의 활약에 국내 축구 팬들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코앞에 둔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황의조는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디종의 스타드 가스통-제라르에서 열린 2019~20 시즌 리그앙 3라운드 디종과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11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역습 상황에서 사무엘 칼루(22)의 롱 패스를 받은 황의조는 페널티 박스 바깥 왼쪽에서 간결한 움직임으로 수비수 2명을 속인 뒤 멋진 오른발 감아차기 중거리 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유럽 진출 후 3경기 만에 1호골을 기록한 황의조의 활약에 보르도는 시즌 첫 승(1승1무1패)을 올렸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일본 감바 오사카에서 보르도로 이적한 황의조는 프리시즌부터 득점포를 가동하며 유럽무대 연착륙을 예고했다. 리그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하며 파울로 소우사 보르도 감독의 신뢰를 얻은 황의조는 첫 두 경기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프랑스 일간지 레퀴프가 이날 황의조의 선발 제외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데뷔골로 우려의 목소리는 쏙 들어갔다. 축구통계전문매체 후스코어드는 황의조에게 팀에서 세 번째로 높은 평점 7.3점을 부여했고, 프랑스 지역매체 수드 우에스트는 황의조를 경기최우수선수(MOM)에 선정하기도 했다.
권창훈도 같은 날 독일 파더보른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2라운드 파더보른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3-1로 앞서가는 팀의 쐐기골을 넣으며 마수걸이 리그 데뷔골을 신고했다. 후반 41분 교체 투입되자마자 상대 선수를 압박해 공을 따내 전진패스를 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권창훈은 5분 뒤 루카스 휠러(25)가 오른쪽 측면에서 내준 패스를 골문 정면에서 왼발로 정확히 차 넣으며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황의조와 마찬가지로 시즌에 앞서 디종에서 독일 프라이부르크로 팀을 옮긴 권창훈은 최근 부상으로 마음 고생을 했다. 지난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전이 불발된 권창훈은 올해 6월에도 목뼈 미세골절로 소속팀과 대표팀 전력에서 이탈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프라이부르크 이적 후에도 연습경기 종아리 근육 부상을 당했지만 빠르게 회복해 분데스리가 데뷔전부터 골을 터트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황의조와 권창훈의 활약에 축구 팬들의 잠 못 이루는 새벽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손흥민(27ㆍ토트넘)이 굳건한 가운데 이강인(18ㆍ발렌시아)과 정우영(20ㆍ프라이부르크) 등 어린 선수들도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이는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둔 벤투 감독에게도 희소식이다. 다음달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예선 1차전을 앞둔 대표팀은 26일 원정 경기에 나설 선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벤투 감독 취임 후 A매치 전경기(16경기) 출전 8골로 활약 중인 황의조의 승선은 확실시되는 가운데, 부상을 털어낸 권창훈의 재승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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