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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거래은행이 확실한 기업일수록 대출이자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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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거래은행이 확실한 기업일수록 대출이자 줄인다

입력
2019.09.02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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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기업이 대출을 받을 때 소수 은행에서 집중적으로 받아야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중소기업일수록 은행과 관계가 두터운 데 따른 이자 절감 효과가 컸다.

1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이상욱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의 논문 ‘은행ㆍ기업의 대출관계와 기업의 이자비용’에 따르면 기업은 주거래은행(대출 비중이 가장 큰 곳)의 대출 비중이 높고 거래 은행 수가 적을수록 대출이자 비용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행과의 관계가 강화됐을 때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컸다. 이번 논문은 국내 1,696개 상장기업이 2003~2012년 금융당국, 한국은행 등에 제출한 보고서 및 대출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 신용보증기금이 발간하는 학술지 ‘중소기업금융연구’에 수록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기업이 특정 은행에 의존할수록 은행의 협상력이 올라가 낮은 금리를 적용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학계의 통념과 상반된다. 기업이 소수의 은행과 관계가 깊어질수록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 논문은 기업과 은행 간 정보 교류가 더욱 원활해지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어떤 기업과 오랜 기간 거래한 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기업의 경영정보를 더 많이 축적할 수 있고 부실 위험도 그만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적으로 설명하면 기업에 대한 은행의 ‘감시비용’이 줄어 그만큼 이자를 적게 부과할 수 있다는 논리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이자 절감 효과가 큰 이유에 대해선 논문은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기업 정보가 덜 공개돼 있어, 은행이 금융 거래를 통한 정보 교류로 감시비용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기업 입장에선 영업 초기엔 여러 은행과 거래를 하며 탐색기를 거치다가, 괜찮은 은행이 있으면 주거래 관계를 형성해 집중하는 게 여러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분석 대상 기업들이 주거래은행에서 받은 대출의 비중은 평균 63.3%였으며, 거래 은행 수는 평균 4.5곳이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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