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시도 7억, 비타나 20억, 라우싱 7억원 대
‘살시도, 비타나V, 라우싱123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서 내내 쟁점이 된 명마 세 마리의 이름이다. 대법원은 29일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를 위해 삼성이 구입한 세 마리의 말을 결국 ‘뇌물’로 인정했다. 재판부가 34억원에 해당되는 뇌물 공여로 판단한 이 말들의 몸값은 실제 어느 정도일까.
경기용 말의 경우 정해진 시장 가격은 없다. 때문에 거래 당사자 외에는 정확한 가격을 어렵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승마계에서 ‘말이 7할, 기수(선수)가 3할’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통하는 만큼 올림픽 메달권에 들 수 있는 수준의 말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한다.
먼저 정씨가 2015년 10월 삼성으로부터 가장 먼저 받은 말 ‘살시도’는 7억원 대로 알려졌다. 최순실씨가 당시 살시도의 패스포트(말 소유주 기재한 명찰)에 삼성전자가 적혀있는 것을 보고 격노했다고 2017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발표하기도 했다.
정씨는 같은 해 7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및 삼성 수뇌부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어머니로부터 ‘다른 선수들은 없는데 나만 삼성의 말을 타는 사실이 알려지면 문제가 생긴다’는 말을 들었다”며 “삼성 측이 말의 이름을 바꾸라고 해서 말 이름을 ‘S’로 시작되는 것 중에 골라 살시도를 ‘살바토르’로 바꿨다”고도 진술한 바 있다.
삼성은 이어 2016년에는 올림픽 출전용으로 '비타나V'와 '라우싱1233'이라는 말을 정씨에게 전달했다. 이들의 구입 대금은 각각 20억과 7억원 대다. 이중 비타나V는 이전까지 국내 승마계에서는 구매된 적 없는 수준의 명마로 꼽힌다. 그러나 정작 정씨는 두 말을 구입할 때 라우싱1233은 마음에 들었으나 유명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냈던 비타나V는 부담스러웠다는 취지로 2017년 재판에서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비타나V는 2015년 스페인 그랑프리 우승마였지만 바로 다음해인 6월 열린 독일 하겐 그랑프리에서는 정씨와 함께 출전, 전체 선수 16명 가운데 유일하게 50점대를 기록하며 꼴찌로 추락한 바 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