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측 “조국 모친 그림 기증 후 사진만 찍고 떠났다” 밝혀
만찬 참석자들 “조국ㆍ노 원장, 한정식집 헤드테이블서 대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지도교수였던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조씨에게 6학기 연속 특혜 장학금을 지급하기 직전 조 후보자와 함께 만찬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조 후보자 모친의 그림 작품을 기증받아 문을 연 갤러리 제막식 자리에서 두 사람이 만났다는 한국일보 보도(8월22일자 1면)와 관련해 “(후보자는)제막식 직후 자리를 떴다”고 해명한 부산대병원 측은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1일 한국일보가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요청해 확보한 양산부산대병원 법인카드 사용 의뢰서에 따르면 병원 홍보팀은 2015년 10월 7일 ‘갤러리 피누인’ 제막식을 가진 뒤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만찬 행사를 주선했다. 주요 참석자 명단에는 노 원장과 조 후보자, 모친 박정숙(81) 전 웅동학원 이사장 등 10여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 당시 박 전 이사장이 직접 그린 4점을 기부하면서 병원 내 갤러리가 조성됐으며, 조 후보자는 제막식 행사에서 당시 병원장이었던 노 원장을 만나 인사한 뒤 직접 축사까지 한 것으로 행사 계획에 나타나 있다.
조 후보자는 당초 계획대로 제막식 이후 인근 한정식 집으로 이동해 만찬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만찬에 참석했던 복수의 병원 관계자들은 “조 후보자가 박 전 이사장과 함께 식사 자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노 원장과 조 후보자 등이 앉은 헤드 테이블은 좀 떨어져 있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서를 보면 만찬 대금으로 42만원을 지출했다. 참석자들은 1인당 약 4만원 가량의 코스 요리를 즐긴 것으로 추정된다.
조 후보자가 제막식에서 노 원장을 만났다는 사실에 이어 만찬 자리까지 함께 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둘 사이의 특별한 관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 후보자는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발탁한 당 혁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특히 만찬이 열린 시기는 딸 조씨가 2015년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한 첫 학기 낙제를 하고 유급을 당해 학교를 쉬고 있던 때다. 노 원장은 만찬 직후 학기부터 조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뒤까지 6학기 내리 조씨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앞서 병원 측은 조 후보자와 노 원장이 딸 조씨의 유급과 장학금 지급 사이에 만났다는 보도에 대해 “제막식은 퇴근 시간 무렵에 이뤄졌고 별도 행사가 없어 조 후보자는 사진 촬영만 하고 떠났다”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명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와 노 원장이 저녁식사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런 해명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검찰 역시 제막식과 만찬 자리에서 노 원장과 조 후보자가 만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조 후보자 의혹과 관련된 20여곳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양산부산대병원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틀 뒤 지난 6월 노 원장을 부산의료원장에 임명한 오거돈 부산시장의 집무실도 압수수색하며, 노 원장과 조 후보자의 관계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조 후보자는 이런 의혹과 관련한 한국일보 취재에 일절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곽상도 의원은 “특혜 장학금을 고리로 한 노 원장과 조 후보자의 커넥션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면서 “오거돈 시장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선 만큼 장학금과 부산의료원장 자리의 대가성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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