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32)가 백혈병을 극복하고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클리블랜드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 원정팀의 구원 투수가 등판하자 팬들과 양팀 벤치의 선수들이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백혈병 치료를 위해 60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카라스코의 복귀를 환영하는 박수였다.
카라스코는 통산 83승을 거둔 클리블랜드의 중심 투수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클리블랜드 선발진의 한 축으로 3년 연속 지구 우승에 일조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18승-17승을 연달아 거두며 사이영 투표 4위(2017년)를 기록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발병의 여파로 단 4승, 평균자책점 5.00에 그치고 있다. 시즌 초 무기력증을 호소하던 카라스코는 지난 6월 6일 병명을 밝히지 않고 부상자 명단에 오른 후 그라운드를 떠나 치료에 전념해왔다. 그가 만성 골수 백혈병 진단을 받았으며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밝힌 건 한달 후였다.
이날 마운드에 오른 카라스코는 건재했다. 첫 두 타자를 땅볼로 잡아냈으나 이어 2루타와 적시타를 맞았다. 마지막 타자를 땅볼로 잡으면서 이날 성적을 1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마무리했다. 실점은 있었지만 희망적인 복귀전이었다. 그는 건강하게 돌아왔음을 구속으로 확인시켰다. 최고 구속 96.3마일(약 155㎞)을 기록하며 충분히 끌어올린 몸 상태를 증명했다.
동료들은 물론 상대 감독까지 카라스코의 복귀를 반겼다. 클리블랜드 코치 출신인 탬파베이의 케빈 캐시(41) 감독도 “그에게 경의와 존경심을 보이는 팀 동료들을 보라”며 “병에 걸렸음에도 복귀해 돌아온 선수를 상대하는 것은 특별하다”며 카라스코의 귀환을 축하했다.
4년 연속 지구 우승에 도전중인 클리블랜드는 카라스코를 비롯해 골절을 당한 에이스 코리 클루버(33) 등 전력 이탈로 어려움을 겪으며 미네소타 트윈스에게 네 게임 반 차이로 지구 1위를 내준 상태다. 카라스코는 올 시즌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로 뛰며 팀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카라스코는 치료 도중임에도 지난 7월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막간행사 ‘암 극복 캠페인(I Stand Up For Cancer)’에 참여해 지역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차승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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