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윤 한국당 의원, 공정위원장 청문회서 질문했다 비판 쏟아져
정 의원, 오후 회의에서 사과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성욱 후보자가 미혼인 점을 거론하며 “본인 출세도 좋지만, 국가 발전에도 기여해달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의원은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에게 “아직 결혼 안 하셨죠”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우리 한국 사회의 제일 큰 병폐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며 “현재 대한민국의 미래가, 출산율이 결국 우리나라를 말아먹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보자처럼 정말 훌륭한 분이 정말 그걸(출산) 갖췄으면 100점짜리 후보자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는 이에 대해 따로 답변을 하지 않았으나, 난감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출신인 조 후보자는 미혼이다.
이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청문회는 후보자의 자질, 능력, 도덕성을 검증하는 자리인데 결혼이나 출산문제는 이와 전혀 관련이 없다. 조 후보자가 남자라도 이런 발언이 나왔겠느냐”며 정 의원의 발언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국회의원 중에도 결혼을 안 했거나, 결혼했어도 자녀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정무)위원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정 의원에게) 주의를 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은 정 의원에 대한 별도의 주의 없이 넘어갔다.
이 발언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정 의원의 발언이 만약 기업의 면접 자리에서 나왔다면 명백한 성차별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있다. 고용노동부는 채용 과정에서 결혼 여부나 출산 계획을 묻는 것을 고용 상 성차별로 보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7월 제작ㆍ배포한 ‘성평등 채용 안내서’에서도 결혼, 임신ㆍ출산에 관한 질문을 부적절한 질문 사례로 소개했다.
정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정의당 여성본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이런 발언이 2019년 인사청문회에서 나왔다는 현실이 한탄스럽다”며 “결혼 여부, 출산 여부가 대체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라는 직책과 자리에 무슨 상관이 있는가”고 꼬집었다.
이에 정 의원은 오후 회의에서 “제가 오전 질의에 드린 말씀이 후보자에게 마음의 상처를 줬다면, 국민들에 상처를 줬다면 사과드린다”며 “저는 후보자에 상처를 주기 위한 말이 아니고 오늘날 대한민국 출산율이 세계 꼴찌 수준이라 후보자처럼 훌륭한 분이 애국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한 거니 이해 바란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사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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