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한국전 참전용사 덕에 평화ㆍ자유 지켜”… ‘평화의 사도 메달’ 전달
태국을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한국전에 파병된 태국 참전용사들을 만나 ‘평화의 사도 메달’을 직접 전달했다. 문 대통은 “여러분의 희생정신이 한국과 태국의 협력관계를 탄탄히 할 수 있는 기반이었다”며 헌신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번 만남은 한국전 참전부대 출신인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육군 총사령관을 지낸 쁘라윳 총리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언급하며 특전사 출신인 문 대통령에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방콕 총리실에서 반딧 마라이아리순 태국 한국전참전협회 회장을 비롯해 6명의 한국전 참전용사와 후손 및 가족 등 10여명을 접견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 덕분에 한국은 평화와 자유를 지킬 수 있게 됐다”며 “그로 인해 한국이 나라를 지킨 것은 물론, 경제성장을 탄탄히 이룰 수 있었다”고 사의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의 사도 메달도 전달했다. 이 메달은 1975년 이후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수여하기 시작했으며, 대통령이 직접 메달을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시 폭찹고지(Pork Chop Hill) 전투에서 활약한 바 있는 아폰 우타까녹(98) 당시 육군 대령이 탄 휠체어 높이에 맞춰 허리를 숙인 뒤 “제가 쁘라윳 짠오차 총리님께 부탁을 드렸는데, 총리가 이런 좋은 자리를 만들어주셨다. 평화의 사도 메달은 한국 국민을 대신해 전해드리는 것"이라고 인사했다. 한국전 참전 당시 자신의 사진이 담긴 앨범을 들고 참석한 아폰 씨는 “정말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며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참전용사들은 “참전용사들을 진짜 가족처럼 돌봐 주신 양국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라며 “서로를 위하는 진정한 우정이 지속되기를 희망한다”는 말을 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참전용사 접견은 쁘라윳 총리가 제안해 성사됐으며, 태국 총리 내외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한국전 참전 전투단으로 창설된 태국 보병 제2사단 제21연대에서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을 역임한 인연이 작용했다. 태국은 한국전쟁 발발 후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로 한국을 돕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으며, 미국, 캐나다, 호주와 함께 육ㆍ해ㆍ공군 병력을 모두 보낸 참전국이다. 한국전쟁 기간 태국군은 6,326명이 참전해 136명이 전사하고 1,139명이 부상당했으며 5명이 실종됐다.
태국 육군 총사령관 출신인 쁘라윳 총리는 앞서 정상회담에서 “태국인에게 한국 영화, 가수, K팝 등이 인기”라며 “개인적으로 ‘태양의 후예’라는 드라마를 즐겨봤다”며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내가) 태양의 후예에 나오는 바로 그 특전사 출신”이라고 화답해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방콕=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