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서 한ㆍ메콩 공동번영을 위한 3대 비전 제시
라오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의 젖줄 메콩강을 찾아 한국과 메콩강 주변 국가간 관계를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한ㆍ메콩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가겠다고 천명했다. 특히 “한강의 기적이 메콩강의 기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한ㆍ메콩 공동번영을 위한 3대 비전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 3개국 순방 마지막 기착지인 미얀마 비엔티안의 메콩강변 종합 관리사업 현장을 둘러본 뒤 특별연설을 통해 “지금 전 세계는 메콩 지역 발전에 주목한다”며 메콩 국가들과 함께 할 세 가지 공동번영 방안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메콩 국가가 걸어온 길은 닮았다. 식민지배의 아픔을 딛고 일어났으며, 냉전 시대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생존과 자존을 지키며 성장했다”고 역사적 동질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경험을 공유하는 번영’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한국이 가진 풍부한 농촌 발전 경험을 후발주자인 메콩 국가들과 공유해 농촌 발전을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기술공유를 통한 산업발전과 4차 산업혁명에도 함께 대응해 나가자고 제안하며 “한국의 개발 경험을 적극 공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한 협력도 다짐했다. 메콩강을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부터 지켜내고 메콩의 풍부한 생명자원을 바이오ㆍ의료와 같은 녹색성장으로 연결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도록 하자는 것이다. ‘동아시아 평화와 상생번영’도 비전으로 담았다. 이를 위해 메콩 국가들 사이의 도로ㆍ교량ㆍ철도ㆍ항만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메콩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넘어 평화와 번영의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1차 한ㆍ메콩 정상회의와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공동의 비전의 키워나가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나는 분냥 대통령님과 마이카늉 나무를 심는다”며 “‘국민에게 유용하다’는 나무의 뜻처럼, 메콩의 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한ㆍ메콩 협력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1일부터 시작된 문 대통령의 아시아 3개국 순방과 관련해 “미ㆍ중ㆍ일ㆍ러 4강 외교에 버금가는 신(新)남방외교를 펼치기 위한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임기 내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을 모두 방문한 유일한 대통령”이라며 “아세안은 이미 우리의 핵심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주 보좌관은 “작년 한ㆍ아세안 상호교역액은 세계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녹록치 않은 대외 여건에도 역대 최대 규모인 1,6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에 이어 2번째 규모”라며 신남방정책의 경제적 가치를 역설했다. 특히 “미중 갈등 및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글로벌 밸류체인’이 재편되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생산기지 및 소비시장, 투자시장으로서 아세안의 전략적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비엔티안=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o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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