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창정이 또 한장의 '연간 임창정'을 선보인다.
임창정은 6일 오후 정규 15집을 발매하며 1년여 만에 컴백한다. 올해도 9월을 맞아 임창정의 새 앨범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15집에서 임창정은 다른 작곡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더 새로운 음악을 담아냈다. 초고음을 덜어낸 대신 공감력을 더한 임창정표 발라드가 돌아왔다. 임창정이 직접 소개하는 15집의 관전 포인트는 어떤 점들일까.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십삼월'이다. 1년에 없는 달은 '내가 사랑하는 저 사람이 날 사랑할 확률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십삼월'을 만들고 다른 수록곡 12개에도 각각의 느낌에 맞는 달을 붙였다. 타이틀곡 경합 후보는 '십삼월'과 '구월'이었는데, 임창정은 객관적인 지인들과 회사 스태프들의 모니터링 의견을 반영해 '십삼월'로 활동하게 됐다.
"찬 바람이 불 때면 이런 발라드가 기다려지잖아요. 성적에 상관 없이 저도 9월에 같이 듣고 부를 만한 노래를 드리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매년 그럴 거고요. 물론 정규앨범 형식입니다. 다소 아날로그적이지만, 저의 스타일대로 그 방식을 지키고 싶어요. 1년에 한번 나오는데 13곡이 담겼으니, 나름 '월간 윤종신'처럼 '연간 임창정'이 되겠죠?"
'또 다시 사랑', '내가 저지른 사랑',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등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도 될 만큼, 임창정은 색깔이 뚜렷한 발라더다. 이런 정체성은 임창정에게 늘 변화를 시도하게 한다는 점에서 또 한번 긍정적이다. 임창정은 특히 이번 15집의 변화를 강조하며, 전곡을 통해 "해결책은 결국 시간"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제가 어떻게 변화를 시켜도 '임창정표 발라드 나왔네' 하는 반응이 있더라고요. 그래도 이번에는 고음을 줄이는 시도를 했어요. 신인 작곡가 친구들의 편곡을 거의 그대로 불렀죠. '십삼월'은 되게 오랜만에 원키로 라이브가 가능한 타이틀곡이에요. 뭔가 라이트한 느낌이기도 합니다. 노래 좀 하는 남자 분들은 완전 멋있게 부를 수 있을 거예요."
그래도 임창정 만의 색깔은 변함없이 들어가 있다. 이는 임창정의 마음가짐 덕분이다. 임창정이 매년 영감을 저축해 앨범을 만드는 이유를 직접적으로 답했다.
"20년 전에도 지금도 '내가 쓴 곡을 좋아해주실 것'이라는 막연한 신념과 루틴이 있어요. 실제로 제 감성과 이야기를 기다려주신 팬 분들은 수록곡들까지 다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변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걸 알아주시는 것 자체가 감사하죠. 혹시 젊은 세대, 또는 어린 학생들에겐 제 노래가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들릴 수도 있고요."
편안한 마음으로 1년의 결과물을 완성한 임창정의 목표는 '반타작'이다. 유쾌하게 이야기했지만, 임창정은 '반타작'의 진짜 의미를 설명하며 깊은 울림도 전했다.
"수없이 많은 데모 가운데 반응이 좋은 곡을 선택해서 더 갈고닦아 음원으로 내는 거거든요. 그런데도 듣는 분들의 취향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은 안 해요.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은 반타작만 하면 됩니다. 2명 중 1명이 제 음악을 좋아해주신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잖아요. 이번 15집도 그런 어려운 목표를 세우고 만들었습니다."
재치 있는 입담과 짙은 감성이 공존하는 임창정의 매력 중 발라더로서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정규 15집과 '십삼월'은 이날 오후 6시에 베일을 벗는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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