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문회 질의 중…피의사실 공표 두고 “검찰 개혁은 시대적 과제” 주장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에 “막가자는 거냐”, “피의사실 공표를 통제해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라온 한 검사의 말을 인용하면서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회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도 했다.
이 의원은 6일 국회에서 진행된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오후 질의에서 “요즘 검찰이나 후보 검증 관련해서 움직임을 보고 있자면 노무현 대통령이 검사와의 대화에서 했던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라는 말이 생각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검찰의 행위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이 검찰 중립성에 도움이 되지만 근래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제왕적 검찰총장인 것 같다. 마치 대검 중수부가 부활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조 후보자와 가족들의 자료가 정치권과 언론에 유입된 것과 관련해 피의사실 공표를 심각한 문제로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난 5월 검찰과거사위원회가 발표한 ‘피의사실 공표 사건 조사 및 심의 결과’를 인용해 “검찰은 수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공소 제기 전 피의사실 공표를 통해 피의자를 압박하고 유죄의 심증을 부추기는 여론전을 벌이는 등 관행적으로 법을 위반하고 있다”면서 “장관이 되면 검찰 개혁을 위해 해야 할 대표적인 것이 피의사실 공표”라고 조 후보자에게 주문했다.
이 의원은 검찰 내부에서도 개혁의 목소리가 있다며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라온 한 검사의 글을 읽었다. “노무현 대통령 논두렁 시계 사건처럼 증거 확보가 안 되면 가족을 압박하고, 그것도 안 되면 수사 내용을 슬금슬금 흘려가면서 언론에 생중계 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그것도 안 되면 심리적 압박을 주는 그런 상황. 검사라고 어디 가서 얘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럽다. 어떤 검사는 성범죄를 저질러도 무징계ㆍ불입건의 특혜를 받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주고(중략). 검찰 개혁을 추구하는 장관 후보자에게 70만건이 넘는 기사만을 토대로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위와 같은 모순된 상황과 내부 비리에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던 우리 검찰이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이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질의에서도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조 후보자의 컴퓨터 포렌식 결과를 들고 나온 것을 두고 “급기야 오늘은 포렌식 자료가 여기 청문회장을 돌아다닌다. 포렌식 자료를 검찰 말고 누가 가지고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어떻게 했기에 검찰이 이 모양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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