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첫날인 12일 새벽시간대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화재는 충전 중인 전동킥보드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감식 결과가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현장에서 킥보드 잔해를 수거해 정밀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21분쯤 광주 광산구 송정동 한 아파트 5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집주인 A(54)씨가 집 밖으로 추락해 숨졌고 부인 B(51)씨가 집 안에서 연기에 질식해 숨진 채 발견됐다.
집안에 있던 A씨의 아들과 친구는 5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탈출했다. 이들은 다리에 화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딸은 보일러실 창틀에 매달려 있다가 이웃의 도움을 받아 구조됐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약 20분 만에 완전히 꺼졌다. 새벽 시간대 불이 나 주민 수십 명이 대피했고 건물 밖으로 빠져 나오지 못한 주민 20여명이 꼭대기 층에 모여 있다가 구조됐다. 이 과정에서 타박상을 입거나 연기를 들이마신 주민 10여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국과수, 광산소방서 화재조사반,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함께 합동 감식 작업을 벌여 아파트 현관 앞 거실에 놓여있던 전동킥보드에서 처음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또 킥보드 내장 배터리ㆍ전선 플러그 등 주변 상황을 토대로 화재 당시 전동킥보드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적 요인에 의한 불로 볼만한 정황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는 이날 현장에서 수거한 킥보드 잔해 등에 대해 정밀 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오는 15일에는 A씨 부부에 대한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도 규명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킥보드가 최초 발화지점으로 판단된다”며 “배터리 폭발 등 다양한 원인을 두고 정밀 감식을 벌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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