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이 호기롭게 선보인 중형 세단 ‘SM6’는 지금까지의 중형 세단보다 조금 더 고급스럽고 섬세한 존재를 자처하며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이러한 섬세한 이미지 외에도 다양한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마련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SM6의 다양한 엔진 라인업의 중심에는 바로 2.0L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GDe가 존재한다. 가장 먼저 데뷔했던, 그리고 무척 오랜만에 마주한 르노삼성 SM6 GDe는 어떤 매력과 가치, 그리고 경쟁력을 선보이고 있을까?
르노삼성 SM6은 말 그대로 세련되고 섬세한 중형 세단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실제 시장의 경쟁자에 비하면 조금 짧게 느껴지지만 충분히 넉넉한 4,850mm의 전장과 각각 1,870mm와 1,460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춰 깔끔하면서도 탄탄한 프로포션을 자랑한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2,810mm로 충분히 넉넉한 편이다. 참고로 시승 차량의 공차 중량은 1,420kg다.
르노의 감성을 강조하다
단정하면서도 균형감이 돋보이는 프로포션 위에는 르노삼성이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최신의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과거에는 ‘닛산’의 영향을 만이 받았던 것에서 탈피해 ‘르노’의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실제 전면을 보면 르노삼성 고유의 ‘태풍 로고’를 앞세우고 있지만, 프론트 그릴이나 헤드라이트, 그리고 헤드라이트와 함께 연결되어 C 형태로 구성된 ‘라이팅 유닛’을 통해 르노의 감성을 보다 효과적이고 명확하게 드러내는 모습이다.
여기에 합을 이루는 바디킷을 통해 더욱 깔끔하고 간결한 스타일을 제시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안정적이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하는 점은 더욱 인상적이다.
이어지는 측면과 후면의 디자인도 무척이나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이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루프 라인, 그리고 볼륨감을 강조한 리어 펜더의 구성 등을 통해 전체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과시한다. 여기에 네 바퀴에는 투톤으로 그려진 18인치 크기의 알로이 휠을 더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더한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은 SM6와 QM6 등으로 대표되는 최신의 르노 디자인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차체 양 끝으로 밀어낸 독특한 라이팅 실루엣을 가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깔끔하게 구성된 바디킷 등이 전체적인 균형감을 맞춘다. 다만 돌출된 후방 카메라와 트렁크 게이트 오픈 버튼이 배치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공간
자고로 르노삼성 SM6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한다면 실내 공간의 고급스러움에 있다. 다만 이번에 시승한 차량이 최고 트림이 아닌 만큼 실내 공간은 평소의 고급스러움 보다는 깔끔하고 차분한 모습이다.
화려하진 많지만 깔끔하게 다듬어진 패널과 꼼꼼하게 다듬은 스티치를 더해 구성된 대시보드와 좌우대칭의 우수한 균형감을 갖춘 센터페시아, 르노삼성 고유의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중심으로 한 S-링크 등이 가장 먼저 시선을 집중시킨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패널로 마련된 계기판과 깔끔한 스티어링 휠 또한 전반적인 만족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길쭉한 S-링크 디스플레이 패널은 다양한 기능을 한 화면 안에서 터치 조작으로 다룰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 라디오는 물론이고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와 같은 스마트폰 기반의 기능도 마련되어 있다.
이와 함께 르노삼성 SM6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인 보스 사운드 시스템 또한 더해진다. 이를 통해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풍부하고 매력적인 사운드 경험을 할 수 있다.
실내 공간은 중형 세단의 가치를 잘 드러내고 있다. 시트 포지션도 제법 낮은 편이고, 기본적인 시트의 형상이나 쿠션감 또한 준수한 모습이다. 여기에 레그룸이나 헤드룸도 상당히 여유롭게 마련해서 체격이 큰 운전자라도 여유로움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강점이라 할 수 있다.
2열 공간의 경우 기본적인 구성은 준수한 편이지만 시트 높이가 다소 높은 편이다. 이에 탑승자의 체격이 클 경우 2열 공간이 다소 협소하게 느낄 수 있다. 루프 안쪽을 깎아내며 헤드룸 공간을 마련하긴 했지만 탑승자의 답답함을 해소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전반적으로 중형 세단의 기준은 충족시키는 편이다.
트렁크 게이트를 열면 만족감이 상당하다. 기본적인 적재 공간은 571L로 동급 모델 중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수준이다. 게다가 트렁크 게이트의 크기도 크고 게이트의 높이도 낮아서 크고 무거운 짐을 쉽게 적재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물론 2열 시트의 폴딩 또한 가능하다.
르노삼성의 중심을 잡는 2.0 GDe 가솔린 엔진
르노삼성 SM6 GDe의 보닛 아래에는 르노삼성 브랜드의 엔진 라인업의 핵심, 그리고 중심이라 할 수 있는 2.0L GDe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자리한다. 이를 통해 최고 출력 150마력과 20.6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여기에 합을 이루는 변속기는 7단 EDC 변속기이며, 전륜을 통해 출력을 노면으로 전달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르노삼성 SM6 GDe는 리터 당 12.0km의 공인 복합 연비를 확보했으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0.5km/L와 14.4km/L로 평이한 수준이다.
고유의 매력, 그리고 한계가 명확한 존재
르노삼성 SM6 GDe의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상위 트림의 화려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깔끔하고 균형감 있게 구성된 실내 공간에 만족감을 누리며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만큼 기본적인 정숙성 부분에서는 우수한 면모를 보인다. 게다가 보스 사운드 시스템의 혜택을 받는다면 대다수의 주행 환경에서 소음이나 엔진의 부밍음으로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어 보인다.
주행을 시작하면 150마력과 20.6kg.m의 토크가 꾸준하면서도 지속적인 발진 가속을 느낄 수 있다. 절대적인 기준에서 성능 자체가 탁월한 편은 아니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들이 조금 더 강력할 수 있겠지만 SM6 GDe 엔진이 크게 문제가 된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특히 비슷한 구성의 현대 쏘나타(160마력/20.0kg.m)를 떠올린다면 SM6 GDe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엔진과 합을 이루는 7단 EDC 변속기 또한 충분히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스포츠 성향의 타 브랜드들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들과 달리 다루기 좋고, 효율성을 고려한 만큼 일상적인 상황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느낌이다.
다만 저속, 그리고 스포츠 모드 시에는 살짝 거친 질감이 있어 이 부분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조향에 대한 만족감은 물론이고 조향에 맞춰 차량이 움직이는 과정에서의 만족감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실제 운전자의 의지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차량의 움직임은 대다수의 운전자들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게다가 승차감에 대해서도 충분한 이점을 가져간다. 최고 사양처럼 19인치 알로이 휠을 장착할 경우에는 승차감 저하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반대로 17~18인치 크기라고 한다면 어지간한 중형 세단들과 유사한, 그리고 만족스러운 주행, 승차감을 누릴 수 있다.
한편 시승을 하며 강원도 태백에서 지방 도로와 고속도로 등을 거쳐 서울로 돌아오며 그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강원도 태백에서 충북 제천까지 지방 도로에서 무려 리터 당 18.5km라는 걸출한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해당 구간이 전체적으로 내리막 구간의 비중이 많다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좋은점: 깔끔한 존재감,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
아쉬운점: 때때로 드러나는 EDC의 투박함
권할 수 있는 중형 세단, 르노삼성 SM6 GDe
르노삼성 SM6 GDe는 정말 오랜만에 시승한 차량이다. 대중적이면서도 프리미엄 성향의 차량을 지향하는 르노삼성의 감성이나, 또 그러한 의지의 구현체라고 할 수 있는 SM6는 여전히 스스로의 방향성을 잘 지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운사이징에 대해 아직 부담을, 혹은 우려가 있다면 르노삼성 SM6 GDe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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