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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고용절벽 심화” “부양부담 완화” 정년연장 추진에 분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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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고용절벽 심화” “부양부담 완화” 정년연장 추진에 분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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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0 04:4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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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속도조절” 목소리… “시간선택제 등 시행으로 세대갈등 없애야” 

정부가 생산연령인구 감소를 해결할 대책으로 정년연장을 유도하겠다고 18일 밝히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청년 취업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만 60세 이상 노년층이 좋은 일자리를 차지한 채 퇴직을 미루면 기업이 신규채용을 줄일 것이라는 논리다. 반면 향후 정년연장에 맞춰 국민연금 의무가입연령이 상향되면 수급자의 노후대비가 탄탄해져 청년층의 노인 복지ㆍ부양부담이 줄어드는 긍정적 효과도 예상된다. 정년연장이 청년 취업시장과 노인 부양부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예측은 아직 짐작 수준이지만, 전문가들은 정년연장을 점진적으로 추진해 긍정적 효과를 국민이 체감해야만 노년층과 청년층 모두의 반발을 피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부가 사실상의 정년연장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긴 인구변화 대응방안이 발표됐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부가 사실상의 정년연장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긴 인구변화 대응방안이 발표됐다. 연합뉴스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가 지난 18일 기업에게 60세 정년 이후 일정 연령까지 고용을 연장하는 의무를 부과한다는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안을 내놓자 재계는 19일 청년취업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정조원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창출팀장은 “지난해 기준 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의 55.5%가 호봉제 임금체계라서 임금체계 개선 없이 정년을 연장하면 기업의 부담이 클 것”이라면서 “2017년 이후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이 전체의 25.5%뿐이어서 청년을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고령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정년연장은 체감실업률이 25%에 이르는 청년들의 취업난을 더욱 심화시켜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 갈등까지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입장을 냈다.

전문가들은 정년연장 자체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지만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화와 저출산 영향으로 노동력 공급이 수요보다 줄어들 것이 명확해 정년연장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다면 부분적으로는 직종에 따라 세대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화사회연구원장은 “정년연장을 완만하게 진행하되 고령자 대상 직무급제나 시간선택제 근무 등을 시행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면 세대갈등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년연장이 일하는 고령자를 늘려 청년층의 노인 부양부담을 줄여준다는 점도 분명하다. 지난 6월 통계청이 내놓은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는 내년부터 급감하고 노인부양비율은 급증한다. 유소년이 줄고 노인이 늘어나는 인구구조 탓이다. 일 하는 인구 100명이 몇 명의 고령인구를 부양하는지 따지는 노년부양비는 올해 20.4명에서 2065년 100.4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때 정년을 올해 65세로 연장하면 노년부양비가 60명대에 이르는 시기가 기존 2040년(60.1명)에서 2057년(60.5명)으로 17년이나 미뤄지는 효과가 있다.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는 “예컨대 국민연금 의무납부시기를 5년 연장하면 수급자가 노후준비가 강화돼 청년층의 노인 부양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노인 빈곤층이 줄어들면 노후복지 부담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년연장이 청년 취업시장과 노인 부양부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예측은 학계에서도 거시적인 수준에서 짐작하는 수준이다. 정년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몇 세까지 연장될지도 아직 알 수 없을 뿐더러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단계적으로 정년을 연장하는 사이, 기술의 발전과 산업현장 근무형태의 변화 등 변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년연장이 세대갈등을 일으킬 것으로 보이지만 2030년부터는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노동력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당장 국민연금의 경우, 현재 정년연장에 발맞춰 논의되는 의무가입시기 연장이 이뤄진다면 단기간에는 개인별 수급액이 늘어 연기금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으로는 보험료 납부인원이 늘어 후세대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년연장이 부양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아주 장기적인 일일 것”이라면서 “정년연장이 청년취업에 미칠 영향을 업종이나 직종별로 추정한 연구가 아직 없어서 앞으로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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