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실무협상서 이견 도드라진 듯

트럼프 “내가 원하는 건 빅딜”

지난 7월 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기념 사진을 촬영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상하이=AP 연합뉴스

무역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실무급 협상단이 워싱턴에서 이틀 간의 무역 협상을 마친 가운데 중국 대표단이 당초 계획했던 미국 농가 방문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미국 농가 방문 일정은 당초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 증가를 압박했던 미국 입장에 대한 중국의 호응 제스처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이전에 비해 유화적 분위기 속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였던 실무협상에서 오히려 양측 간 이견이 더욱 도드라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 방송에 따르면 미 몬태나주 농업 당국은 중국 대표단의 방문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몬태나 농업 당국 측은 “중국이 방문을 취소한다고 알려왔다”면서 “네브래스카주 방문도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몬태나주와 네브래스카 농업 단체를 인용해 중국 대표단이 내주에 미국 농가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당초 예정보다 일찍 중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실무급 협상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찾은 중국 대표단은 다음 주쯤 중서부 네브래스카주와 몬태나주의 농가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미국이 자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국에 꾸준히 요구해온 점에서 중국 측의 이 같은 계획은 협상 타결을 위한 중국 나름의 유화적 제스처임에 분명했다.

어떤 배경에서 중국이 일정을 변경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이 당초 계획했던 미국 농가 방문을 돌연 취소할 수 밖에 없을 정도의 협상 이견이 나타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실무협상을 앞두고 중국에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취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이같은 시각을 뒤받침한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우리 농산물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매우 큰 규모”라면서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빅딜”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이미 전제한 뒤 더 큰 호응이 양보가 필요하다고 압박한 것이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관계에 대해서도 탄탄하지만, 무역에 있어 '사소한 다툼'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어 “중국과 부분적인 합의가 아닌 완전한(complete) 합의를 원한다. 대선 이전에 합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이 구애된 협상을 벌이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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