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총 상금 37억원…26일부터 9개팀, 정규리그 72경기 360대국
참가팀 늘면서 킥스 및 화성시코리요, 한국물가정보 등 기존 보호선수 팀 유리
신진서 9단 및 최정 9단 등 남·녀 랭킹 1위 보유한 셀트리온도 주목
새로 도입된 장고 바둑도 변수…다크호스로는 박상진 4단 및 박종훈 3단 지목
지난 달 8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2019~20 KB국민은행바둑리그’ 선수선발식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모르겠다. 안갯속이다.”

망설였다. 오랫동안 반상(盤上)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조차 섣부른 예측을 거부했다. 절대강자나, 절대약자도 없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개막 초읽기에 들어간 ‘2019~20 KB국민은행바둑리그’(총 상금 37억원 규모)를 내다본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국내 최대 기전인 ‘KB리그’가 26일부터 본격적인 개막에 들어간다. 정규리그(포스트시즌 제외) 72경기에서 360대국의 일정으로, 내년 2~3월까지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1개팀이 늘어난 9개팀이 참가, 불꽃 튀는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생중계할 바둑TV의 해설위원 및 국가대표 코치진과 함께 올해 KB리그 관전포인트를 살펴봤다.

◇지난해 보호선수 보유한 킥스와 화성시코리요, 한국물가정보 유리

전문가들은 올해 KB리그를 모두 ‘춘추전국시대’ 대전으로 요약했다. 그 만큼, 우열을 가리기 어렵단 얘기다. 4개의 신생팀이 새롭게 참가했지만 각 팀의 전력은 종이 한 장 차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보수적인 전망치에서 지목한 팀은 올해도 작년과 동일한 선수들로 구성된 킥스와 화성시코리요, 한국물가정보 등에 모아졌다. 지난해에 비해 늘어난 참가팀과 관련된 배경에서다. 국가대표팀 감독 겸 바둑TV 해설위원인 목진석(39) 9단은 “아무래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같은 선수들을 연속해서 보유한 팀들이 전력상 우위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국가대표팀 코치 겸 바둑TV 해설위원인 박정상(35) 9단도 “보호지명을 여러명 했다는 자체로 강팀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에 8팀에서 올해는 9개팀으로 늘어난 상황인 데다, 군에 입대한 프로기사들을 감안하면 작년 전력을 그대로 보유한 팀이 유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체적으로 올해 KB리그 참가 선수들의 전력이 하향 평준화된 가운데 지난해에 확보한 우수 기사들을 올해도 보유한 팀에게 가산점이 있단 설명이다. 킥스와 화성시코리요, 한국물가정보팀은 모두 4지명까지 지난해와 동일한 선수들로 올해 KB리그에 참전할 예정이다.

지난해 KB리그 우승팀인 포스코케미칼의 2연패 여부도 눈 여겨볼 대목이다. 2011년 우승컵을 들어올린 포스코케미칼이 올해 대회에서도 타이틀을 획득할 경우, 앞선 영남일보(2007~09년)와 티브로드(2014~16년)에 이어 KB리그 3회 우승 팀의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신진서 9단 및 최정 9단 등 품은 셀트리온도 관심

올해 KB리그의 또 다른 관심사는 역시 셀트리온이다. 올해 KB리그에 첫 출전한 셀트리온은 현재 국내 남·녀 랭킹 1위인 신진서(19) 9단과 최정(23) 9단을 한꺼번에 포섭, 개막전부터 인기구단으로 떠올랐다. 확실한 1승 카드인 신진서 9단에, 최근 최전성기를 구가 중인 최정 9단의 성적 여하에 따라선 우승후보로서도 손색이 없단 평가다. 한국 바둑의 ‘차세대 권력’으로 일찌감치 낙점된 신진서 9단은 지난해 정관장황진단 소속으로 KB리그에 출전, 14승3패로 다승과 승률(82.4%) 부문서 1위에 올랐다.

4지명으로 지명된 최정 9단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고 있다. 올해 현재 58승12패를 기록 중인 최정 9단은 전체 남·녀 프로바둑 기사 가운데 다승과 승률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라 있다. KB리그에 ‘홍일점’으로 발탁된 최정 9단은 남자 프로바둑 기사들에게도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최정 9단은 20일 막을 내린 ‘제3회 안동시 참저축은행배 세게바둑페스티벌 프로·아마 오픈전’(우승상금 3,000만원)에서 세계대회 우승자인 강동윤(30) 9단과 김정현(28) 6단 등에 승리, 4강까지 진출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목진석 9단은 “이제 남자 프로기사들도 최정 9단에 대해 잘 두는 여자기사가 아닌, 동일한 승부사로 대해 올 것”이라며 “올해가 최정 선수로서도 제대로 된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KB리그에서 최정 9단과의 맞대결은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단 관측이다.

‘2019~20 KB국민은행바둑리그’엔 지난해에 비해 1개팀이 늘어난 9개팀이 출전,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새로 도입된 장고 바둑 영향은 변수…박상진 4단-박종훈 3단, ‘깜짝 스타’ 가능성

이번 KB리그에 새롭게 등장한 2시간 장고 대국은 우승의 방향키를 좌우할 또 다른 변곡점으로 점쳐진다. 지금까지 도입되지 않았던 대국인 만큼, 선수 기용에서의 용병술에서 전체적인 승패가 좌우될 수 있어서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 만큼, 속기에 약한 것으로 알려진 베테랑 기사들의 출전 전략 폭을 넓힐 수 있다. 국가대표 코치인 홍민표(35) 9단은 “기존 방식에서 장고대국이 확장됨으로써 30대 기사들의 활약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KB리그 판도 변화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예측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검증된 기량의 박상진(18) 4단과 박종훈(19) 3단을 이번 KB리그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2015년 4월 ‘제4회 영재입단대회’를 통해 입단한 박상진 4단은 올해 3월 ‘미래의 별 신예최강전 왕중왕전’(우승상금 1,000만원)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 8월 ‘제3회 영재입단대회’에서 프로기사로 입문한 박종훈 3단의 경우엔 2016년 ‘제4회 합천군 초청 하찬석국수배 영재바둑대회’(우승상금 800만원)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라이벌로 알려진 두 선수는 수려한 합천팀의 부름을 받았다. 박정상 9단은 “묘한 라이벌 의식이 있는 두 선수가 같은 팀에 소속되면서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때로는 협력을 하면서, 때로는 경쟁까지 펼친다면 소속팀의 성적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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