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에서 여덟 살 어린이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최근 리우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시민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반발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과 브라질 언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경찰이 리우 북부의 콤플레수 두 알레망 빈민가에서 범죄조직 단속 작전을 벌이던 중, 8세 소녀가 경찰의 총에 맞았다. ‘아가사 살레스 펠릭스’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할아버지와 함께 소형 밴에 탑승해 있다가 총격을 당했고, 이후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목격자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는 괴한을 쫓던 경찰이 총을 발사했고, 소녀가 한 발을 맞았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경찰 폭력을 비난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행진에 나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경찰의 과잉 단속 작전을 지적하는 글, 위우손 윗제우 리우 주지사의 치안 대책을 비난하는 글 등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좌파 정당 소속인 한 하원의원은 “윗제우 주정부가 손에 피를 묻히고 있고, 그로 인해 또 하나의 가정이 고통받고 있다”며 “리우 주정부가 자행하는 대량학살 행위”라고 주장했다.
올해 들어 리우에선 경찰의 단속 작전 과정 중 사망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리우 공공안전연구소(ISP)의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194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1998년 이래 가장 많은 사망자 규모다. 올해 1~7월에도 1,075명이 목숨을 잃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윗제우 리우 주지사의 강경한 공공치안 정책을 그 배경으로 꼽고 있다. 우파 기독교사회당(PSC) 소속인 윗제우 주지사는 경찰의 범죄조직원 사살을 노골적으로 두둔하고 있다. 사형제도, 고문행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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