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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바이든 부자 조사 압박" 美대선 이슈로 부상하는 ‘우크라이나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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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바이든 부자 조사 압박" 美대선 이슈로 부상하는 ‘우크라이나 의혹’

입력
2019.09.22 18:07
수정
2019.09.22 19:2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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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상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에 대한 조사를 압박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미 한 차례 ‘러시아 스캔들’로 곤욕을 치른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외교 정책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 했다는 비판에 휩싸이면서 이 문제는 내년 대선의 판도를 흔들 핵심 이슈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지난 7월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과 차남 헌터 관련 의혹을 언급하며 조사를 청부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와 정상회담을 보류하고 있었던 만큼 이를 압박 카드로 활용했을 것이란 의혹도 불거졌다. 정상 간 통화 내용은 기밀로 분류되지만 백악관에 재직 중인 정보기관 관리가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의 내부 고발을 접수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사를 요청한 ‘의혹’이란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16년 초 우크라이나에 검찰총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1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대출 보증을 보류하겠다고 위협했다는 것이다. 당시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헌터가 관여한 현지 에너지회사를 수사 선상에 올렸으나 곧 부패 의혹으로 해임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 중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수사할 것을 여덟 차례나 언급했고, 자신의 개인 고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와 협력하라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그를 드럼처럼 때려눕힐 것을 알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라며 “엄청난 권력 남용”이라고 하원 조사를 촉구했다. 또 자신의 의혹에 대해서는 “아들과 해외 사업 거래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경선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아이오와주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외국 정상에게 미국 선거에 대한 공격을 요청했다”며 “즉각 탄핵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정부는 의혹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가짜뉴스 미디어와 그들의 파트너인 민주당이 나와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극히 훌륭하고 일상적인 대화를 조작했다”며 “바이든의 요구야말로 총체적인 재앙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의혹을 “마녀사냥”으로 일축하고, 바이든 의혹을 다룬 과거 보도를 공유하기도 했다. 바딤 프리스타이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대화는 길고 우호적이었으며 압력은 없었다”고 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스캔들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과 더 나아가 내년 대선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워런의 상승세에 주춤하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일단 염원하던 ‘바이든 대 트럼프’의 일대일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고무된 모습이다. 하지만 NYT는 대중의 관심이 ‘바이든 스캔들’로 전환되고,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강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 부패세력을 몰아내자’는 당 내외 경쟁자들의 프레임에 말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NYT는 “앞서 2016년 대선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한 물 간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했고, 실제 효과가 있었다”고 상기시켰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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