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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 문제는… 한미 정상 ‘언더 테이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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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 문제는… 한미 정상 ‘언더 테이블’로

입력
2019.09.24 18:12
수정
2019.09.25 00: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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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서 지소미아 등 언급 없어… “트럼프 무관심한 이슈” 뒷말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AP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AP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등 한일 갈등 사안은 거론되지 않았다. 한일이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원칙론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물밑에서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 관여하려는 미국 행정부와 달리, 동맹 관리에 무관심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이 반영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맹 간 갈등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한동안 한미간에 한일 문제는 ‘언더 테이블(under table) 이슈(표면으로 드러내지 않고 관망하는 이슈)’로 남아있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한국과의 통상 문제, 북한, 무기 구매에 대해 거론했으나 한일 갈등 사안에 대한 어떤 언급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 후브리핑에서 "지소미아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도 '회담에서 일본 관련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미국의 침묵은 한일 양국간 가열됐던 갈등이 일단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간 상황에서 한일간 대화 추이를 지켜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일 양국은 지난달 백색 국가 제외 조치와 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으로 서로 치고 받은 뒤 추가 보복 조치는 자제하면서 국장급 협의 등으로 대화를 모색하는 상황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6일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신임 일본 외무장관과 첫 외교장관회담도 갖는다. ‘어느 한쪽 편을 들기 어렵다’는 미국으로선 한일 갈등 사안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양국이 스스로 문제를 푸는 것을 독려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대화 상황을 물밑에서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18일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한 미국의 역할과 관련해 "그 활동이 공개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을지 모른다는 이유로 그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면서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일 삼각 협력에 대한 원론적인 언급조차 내놓지 않은 것을 두고선 한일 갈등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도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한일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양국이 원하면 개입하겠다”는 언급 외에 아무런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동맹을 비즈니스 파트너로만 여기고 동맹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는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관심으로 인해 한일 갈등이 악화됐다는 비판이 적잖게 제기돼 왔다. 이날 한국 정부의 무기 구매에 관심을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선 미일 무역 협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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