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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DMZ를 국제평화지대로” 유엔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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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DMZ를 국제평화지대로” 유엔서 제안

입력
2019.09.25 04:40
수정
2019.09.25 07: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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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총회 기조연설“판문점-개성 평화협력지구ㆍDMZ 지뢰 공동제거를” 

 트럼프와 정상회담서 “대북 무력 불행사… 한미동맹 흔들림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갖고 “비무장지대(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무력 행사는 없다’는 기존 약속을 상기한 데서 나아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DMZ는 70년 군사적 대결이 낳은 비극적 공간이지만 역설적으로 그 기간 동안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자연 생태계 보고로 변모했고, JSA(공동경비구역), GP(경계초소), 철책선 등 분단의 비극과 평화의 염원이 함께 깃들어 있는 상징적인 역사 공간이 되었다”며 “세계가 그 가치를 공유해야 할 인류의 공동유산”이라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판문점과 개성을 잇는 지역을 평화협력지구로 지정하여 남과 북, 국제사회가 함께 한반도 번영을 설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내고 비무장지대 안에 남북에 주재 중인 유엔기구와 평화, 생태, 문화와 관련한 기구 등이 자리잡아 평화연구, 평화유지, 군비통제, 신뢰구축 활동의 중심지가 된다면 명실공히 국제적인 평화지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남북 간 평화가 구축되면 북한과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남ㆍ북ㆍ국제사회가 DMZ에 매설돼있는 약 38만 개의 지뢰를 함께 제거하자는 제안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군 단독 제거에는 1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엔지뢰행동조직’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지뢰제거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비무장지대를 단숨에 국제적 협력지대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평화지대 구축 제안엔 북한 비핵화의 상응 조치로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안전을 국제사회와 함께 담보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자’는 지난해 4ㆍ27 판문점선언의 합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제 평화지대 구축으로 한국도 항구적 평화를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전날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대화 재개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조기에 북미 실무협상을 통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나가자는 데 합의했다. 또 한미동맹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ㆍ안보의 핵심축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고 추호의 흔들림도 없다는 공통의 입장을 확인함으로써 지난달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선언 이후 불거진 동맹 균열 우려를 불식했다. 두 정상 간 회담은 이번이 9번째로, 이날은 65분간 머리를 맞댔다.

회담 후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해 무력을 행사하지 않고, 비핵화 시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는 기존의 공약을 재확인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합의를 기초로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차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조만간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북미 간 실무협상이 열리리라 기대한다”며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 아마도 한반도 비핵화의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세계사적 대전환, 업적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는 매우 좋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도 매우 좋다”며 “(대북) 제재 조치는 증가했지만 인질과 미국 장병 유해도 송환됐고, 이런 조치가 추가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뉴욕=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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