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일보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의 사진을 단독 입수했다. 본보는 개인정보보호보다 국민의 알 권리가 우선이고, 최장기 미제 사건이었던 화성연쇄살인사건과 알려지지 않은 다른 미제사건들 해결의 단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착안, 사진을 공개키로 했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채 몽타주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본보는 화성연쇄살인은 물론, 의심되는 다른 사건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본보가 입수한 사진은 독자가 제공한 것으로 그가 졸업했던 수원의 한 고교 졸업앨범에 담긴 것이다. 사진에는 ‘이춘재’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고교 때 사진은 몽타주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전체적인 이미지가 흡사하고 쌍꺼풀이 없으며, 눈동자가 검은색으로 또렷하다. 또 이마가 넓고 얼굴은 달걀형으로 턱이 뾰족한 것이 흡사하다. 오른쪽 눈썹이 원형이고, 왼쪽 눈썹은 일자형에 가깝다는 점도 비슷하다. 다만 왼쪽 눈썹이 사진 속에서는 절반 정도 없어 보이는 반면 몽타주는 짙게 표현돼 있다.
눈꼬리도 양끝으로 가늘게 찢어졌고, 입술 모양도 일자 형태로 일치했다. 머리카락이 가려져 귀가 잘 보이지 않지만 귀 아래 부분이 둥글게 생긴 모양도 몽타주와 흡사했다.
몽타주는 7차 사건과 9차 사건 당시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경찰이 작성한 것이다. 7차 사건은 1988년 9월 7일 팔탄면 농수로에서 안모(당시 54세)씨가 숨진 사건으로 화성~수원을 오가는 시외버스에 승차했던 용의자를 본 당시 운전기사와 안내양이 진술한 것이다.
또 9차 사건은 1990년 11월 15일 태안읍 병점리 야산에서 김모(당시 14세)양이 숨진 것으로, 차를 타고 가던 당시 한 여성이 김양과 함께 얘기를 하던 남성의 모습을 봤다고 진술한 것을 토대로 작성됐다.
이에 본보는 단독 인터뷰(본보 24일자 2면)를 진행했던 이춘재의 친모 김모(75)씨로부터 사진 속 인물이 아들, 이춘재임을 재차 확인했다. “코가 많이 닮았다”는 말에 김씨는 “내 아들이니까 당연히 닮았지”라고 했다.
화성=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화성=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수원=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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