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세로연구소 “역정보에 당한 듯…섣불리 공개” 시인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28)씨가 고급 중식당에서 생일파티를 벌였다는 주장을 펼쳤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공개한 생일파티 영수증이 논란이 되고 있다. 조씨의 식사 영수증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강용석 변호사 등이 진행하는 가로세로연구소는 25일 오후 유튜브 방송에서 “(조씨가) 그날 먹은 메뉴를 저희가 다 가지고 있다”며 영수증 내역서를 공개했다. 해당 영수증에는 전복 요리, 가재 요리 등 메뉴 10여개와 주류 등이 포함됐다.
앞서 조씨의 지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생일파티 사진이 확산됐다. 이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이 조씨의 외출 사진과 같은 옷차림을 한 데다 조씨 본인도 자신의 SNS에 이 중식당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올려 사진 속 인물이 조씨라는 주장이 일었다.
출연진들은 해당 영수증을 보며 “샴페인도 먹고 맥주도 먹고 파티를 잘 했다”, “아들이 검찰에 소환이 안됐어도 딸은 약속이 있어서 같이 밥 못 먹었겠다” 등 조씨와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나갔다. 정 교수가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가 딸 생일이었는데 아들이 소환되는 바람에 전 가족이 둘러앉아 밥 한 끼를 못 먹었다”고 언급한 부분을 비꼰 셈이다.
그러나 방송 이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문제의 영수증이 가짜라는 주장이 퍼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한 블로그에 올라온 영수증과 동일하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한 블로거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블로그에 해당 중식당에 방문한 후기와 함께 음식 사진, 영수증 등을 공개했다. 지난달 25일자로 발행된 이 영수증은 가로세로연구소가 공개한 영수증과 주문 내역, 가격, 접힌 모양 등이 모두 동일했다.
영수증 조작 논란이 일면서 누리꾼들은 “왜 금방 들통 날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걸까”(고***), “주작과 선동의 일상화다”(제***), “이번 가짜뉴스는 좀 추하다. 2명이서 먹을 금액도 아니다”(파***), “비판하기 바빠 검증도 안하고 방송한 게 문제다”(나***)라며 가로세로연구소를 비판했다.
가로세로연구소 측이 공개한 영수증은 실제 조씨의 생일파티 영수증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강 변호사는 26일 오전 가로세로연구소에 다시 영상을 올려 이 점을 시인했다. 그는 “영수증은 저희가 제보를 받은 건데, 확인해 보니까 8월 25일자”라며 “역정보에 당한 것 같다. 앞으로는 저희가 세세하고 더 철저하게 검증해서 여러분께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영수증은 6명이 가서 먹은 식사로 보인다. 저희도 방송하면서 두 사람이 먹은 것 치고는 많다고 느꼈다”며 “바로 공개할 게 아니라 좀 더 검토했어야 하는데, 너무 시간 없이 바로 올리다 보니 좀 섣불렀다”고 설명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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