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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위안부 소녀상 전시회에 보조금 끊겠다”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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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위안부 소녀상 전시회에 보조금 끊겠다” 결정

입력
2019.09.26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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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최측근 하기우다 문부과학상 의중 반영된 듯

지난 3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손에 '표현의 부자유전' 팸플릿이 들려있다. 나고야=연합뉴스
지난 3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손에 '표현의 부자유전' 팸플릿이 들려있다. 나고야=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한 예술 행사에 지급하던 보조금을 끊기로 결정했다. 행정적 절차상의 이유를 들었으나 최근 악화한 한일관계 국면과 무관치 않은 조치로 보인다.

26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문화청은 소녀상을 선보인 기획전시 ‘표현의 부자유전(不自有展)ㆍ그 후’를 포함한 대형 예술제인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에 보조금 약 7,800만엔(약 8억 6,841만원)을 교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26일 밝혔다. 일부 삭감이 아니라 전액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당초 문화청은 문화행사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구상에 따라 아이치 트리엔날레를 국가 보조금 사업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전시 중단 등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재검토한 결과 아이치현이 안전 문제나 원활한 운영을 저해할 중대한 사실을 인식하고서도 이를 신고하지 않는 등 절차상 문제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문부과학상은 “안타깝지만, 문화청에 신고한 내용대로 전시회가 실현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예술전을 여러 곳에서 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신청한 대로 실현하면 보조금을 제대로 지급하게 될 것이므로 검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일 간 갈등의 파고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최근 분위기에서 논란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전시회를 두고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보조금을 교부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바꿔 말하면 결국 소녀상 전시가 문제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보조금도 줄 수 없다는 논리와 다르지 않다.

이번 조치는 향후에도 ‘과거사’ 관련 전시회에 대해선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일본 정부 의중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화청이 문부과학성의 하급 기관인 점을 고려하면 아베 신조 총리의 최측근이자 극우파로 분류되는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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