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가을철 분양 성수기에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 이슈까지 겹치면서 10월 분양시장이 ‘대목’을 예고하고 있다. 분양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한편으로, 그간 대기해 왔던 수요자들도 대거 청약통장을 꺼내들면서 청약시장도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 6만가구 쏟아져
28일 부동산114와 부동산인포 등에 따르면, 다음달 전국에는 총 6만7,114가구의 분양 물량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이 중 분양일정이 밀리는 등 변수가 발생해 예정된 물량의 70%만 실제 분양돼도, 올 들어 월간 최대 물량이 풀리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3만3,627가구, 비수도권 3만3,487가구로 작년 10월(수도권 1만3,522가구, 비수도권 1만2,252가구)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이미 이달 견본주택 문을 열고 내달부터 1순위 청약을 받는 17개 단지(약 1만 가구)까지 고려하면 시장 물량은 더욱 풍성해진다.
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 지역으로, 29개 단지 총 2만2,471 가구가 공급될 전망이다. 지방에서도 부산(7,958가구)과 대구(5,759가구) 울산(4,111가구) 등 분양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서울에서도 분양 물량이 전무했던 작년 10월과 달리 올해는 총 3,999가구가 청약 접수를 받는다.
일반분양 물량만 따져봐도 3만5,695가구로, 최근 5년간 10월에 일반분양된 규모 가운데 가장 많다. 2017년 10월(7,890가구)과 비교하면 4.5배, 지난해 10월(1만4,478가구)보다도 2.5배나 많다. 이 가운데 수도권이 1만6,406가구로 전체의 46%를 차지한다.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통상 추석 연휴 이후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을 ‘분양 성수기’로 여긴다. 3월 봄 성수기와 더불어 물량이 가장 많은데다, 결혼과 이사 수요가 겹쳐 청약자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이르면 10월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피하기 위한 밀어내기 분양이 잇따르면서 시장에 더욱 불이 붙었다. 아직 구체적인 적용 시점과 대상이 정해지지 않았고,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잇따르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는 있지만 제도 시행으로 향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건설사들은 분양 일정을 속속 앞당기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 변수를 피하기 위한 물량들이 나오면서 10월 분양시장이 더욱 풍성해졌다”며 “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다음달 분양시장은 월초부터 숨가쁘게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약시장도 뜨거워질 듯
이에 따라 청약 시장은 더욱 불이 붙을 전망이다. 분양가상한제 확대가 실제 적용되면 각종 정비사업이 위축되고 공급 물량이 줄어들어 집값이 뛸 수 있다는 우려에 제도 시행 이전 분양 받으려는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들어 세자릿 수 청약경쟁률을 보인 8곳 중 5곳은 8월 이후 수도권에서 나타났다.
실제 지난달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확대 방침 발표 이후 청약 접수를 진행한 서울 사당동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203.8대 1을 기록했다. 최근 청약을 마친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 평균 청약경쟁률 역시 115.1대 1로 112채 모집에 1만2,890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서울에서 세 자릿수 평균 청약경쟁률이 나온 것은 2016년 10월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306.6대 1) 이후 3년 만이다.
높은 가점의 수요자들이 대거 청약 통장을 꺼내들면서 서울 지역 평균 당첨 가점도 60점대까지 치솟은 상태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당첨 가점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예상에 당첨권에서 거리가 먼 가점의 대기 수요자들 역시 막차타기에 가세하는 분위기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사가 리스크가 발생 전에 분양을 서둘러 마칠 가능성이 크고 청약자들도 새 아파트 선점에 나설 것으로 보여 10월 분양시장은 청약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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