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라남도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 상설 코스: 3.045km)에서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7라운드와 전남 GT가 펼쳐졌다.
평소보다 짧은 거리의 서킷을 무대로 펼쳐진 대회 최고의 클래스, ASA 6000 클래스는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그 결과 지난 2014년 '올해의 드라이버'로 선정되었던 볼가스 레이싱의 김재현이 짜릿한 승리와 시리즈 포인트 1위에 오르게 되었다. 이와 함께 엑스타 레이싱의 정의철을 비롯해 금호타이어 진영이 대폭 상위 순위를 차지하는 '변곡점'을 만들어 냈다.
이런 가운데 엑스타 레이싱의 김진표 감독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최근 금호 타이어의 경쟁력, 그리고 결과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김진표 감독(이하 김): 개막전 당시 인터뷰를 통해 시즌 최종전 때나 타이어의 경쟁력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 같다는 '회의적인 견해'를 내놓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실제 시즌을 돌아보면 시즌 중반까지 한국타이어의 우위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팀과 금호타이어의 결정을 통해 '타이어 테스트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자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고, 정의철-이데 유지의 투 카 체제에서 한 대를 더 늘리는 것으로 결정하게 됐다.
단순히 타이어 테스트를 하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했지만 '팀 포인트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세 번째 드라이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러한 조건들이 점점 맞아가며 이루어진 결과라 생각한다.
Q 세번째 드라이버의 영입 과정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김: 금호타이어 연구소 쪽에서도 지속적으로 타이어 개발을 위한 데이터를 요청했으나 팀 자체가 테스트가 가능한 형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시즌 초반의 레이스들은 '결승'임에도 데이터 확보의 과정이나 마찬가지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타이어는 타이어 테스트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시즌 초반의 여유있고, 또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즌 중반, 쓰리카 정책이 확립되어 GT1 클래스의 정경훈 선수, 그리고 세 번째 드라이버로 영입된 후지나미 키요토가 등장하게 됐다.
다만 세번째 드라이버를 영입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한국 드라이버 몇몇에게 영입 등을 제시하고자 했는데 시즌 중반의 영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데 유지 선수의 소개를 통해 후지나미 키요토를 영입할 수 있었다.
덧붙여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정경훈 선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GT 클래스 내의 경쟁, 그리고 비트R&D를 이끄는 것으로도 바쁠텐데 엑스타 팀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출전을 결심하고, 또 잘 달려주었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
Q 경쟁력 개선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김: 금호타이어 측의 결정,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엑스타 레이싱의 체제 변화가 곧바로 타이어 경쟁력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실제 테스트를 시작하며 타이어 개발을 위한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지금의 타이어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최근의 결과고 고스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고 생각한다.
Q 타이어 테스트와 개발 과정에서의 큰 핵심은 무엇이었을까?
김: 우리의 내부적인 이야기를 모두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한국타이어가 정말 좋은 레이스카 타이어를 개발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날씨 그리고 서킷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제대로 된 기준'이 잡혀 있다는 점이다.
이번의 결과로 인해 앞으로 한국타이어가 어떤 제품과 어떤 노하우를 선보일지 모르겠지만 금호타이어가 어떤 방향으로 레이스카 타이어를 개발하고, 또 준비해야하는지 큰 방향성은 잡을 수 있었다. 아마 타이어 테스트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아직도 많은 시행 착오를 겪었을 것 같다.
Q 팀 체제가 변화되며 어려움은 없었을까?
김: 레이스카를 추가하면서 미케닉을 새롭게 영입하며 인력을 확충했지만 결국 미케닉들의 업무가 더욱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덕분에 기존의 베테랑들이 정말 많은 고생을 하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레이스카를 추가하며 기존의 두 레이스카들의 완성도, 경쟁력이 저하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있었는데 팀의 미케닉들이 정말 많은 노력과 희생을 통해 세 대의 레이스카를 모두 완성도 있게 개발해줬다.
Q 어쩌면 무기력했던 상반기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김: 솔직히 답답했다기 보다는 화가 났다. 작년의 경우에는 금호타이어 자체가 어려운 환경에 있었기 때문에 제약이 많았지만, 올해는 정말 심기일전하면서 도전 의식을 불태웠다.
하지만 모두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도 성적이 나지 않고, '벽'에 부딪치는 걸 보고 있자니 화가 났다. 연구소가 요청하는 데이터 확보 외에 '내가 더 할 수 있는게 있는지' 혹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등에 대한 화가 난 것이었다.
Q 최근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김: 여러 생각이 있지만 다른 무엇보다 '타이어 워크스팀'과 '비 타이어 워크스팀'의 차별이 없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부터 타이어 워크스팀의 어드밴티지가 있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은 있었지만 올 시즌의 경우에는 타이어 비 워크스팀, 특히 젊은 선수들이 타이어 워크스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차별이 없다'라는 걸 입증했다고 생각한다.
실제 한국타이어 진영에서는 서한GP와 볼가스 레이싱의 김재현 선수가 이를 입증하고, 금호타이어 진영에서는 노동기 선수나 이정우 선수가 활약을 하며 이를 입증하고 있다. 다만 감독의 입장으로서는 조금 난감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덧붙여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그 만큼 레이스카라는 '플랫폼'이 안정화 되었다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활약은 팀이 선수들을 발굴할 때 해외의 베테랑이 아닌, 국내의 루키 선수를 택할 수 있는 큰 기반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Q 마지막으로 레이스에 대한 의지는 없는 것일까?
김: 내릴 적에도 이야기했지만, '내 스스로 경쟁력이 부족하다'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내린 것이다. 엑스타 레이싱은 슈퍼레이스의 우승을 목표로 달리는 팀이기 때문에 스톡카 레이스에 대한 의지는 전혀 없고, 앞으로도 없다.
나중에 기회가 되고 여유가 있다면 더욱 편한 마음, 그리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마음가짐으로 즐기는 것 외에는 다시 레이스카에 오를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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