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필요한 무기와 과학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연구시설 절반 이상이 지진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ADD가 세워 둔 내진 보강 계획도 예산 문제로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ADD로부터 제출 받은 ‘시설물 내진확보 현황’ 자료에 따르면, ADD의 연구실험동 257개 중 143개(55.6%) 시설이 내진성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시설 51개동과 기타시설 309개동을 포함하면 현재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건물은 총 449개(72.8%)에 달한다.
1970년 창설된 ADD는 대전에 본부를 두고 있다. 충남 태안군에 종합시험장, 경남 창원시에 수중ㆍ해양시험장, 기동시험장 등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1979년 지어진 태안 안흥의 연구동들은 이미 40년이 돼 노후화했고, 대전 본부 실험동들도 지어진 지 35년 이상 된 건물이 적지 않다. 대전 인근에서도 2017년 진도 1.9, 2018년 진도 2.1 등 경미한 지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오래된 연구실험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ADD는 2022년부터 시작되는 단계별 내진보강 자체 계획을 수립했다. 2022~2024년 1단계, 2025~2027년 2단계, 2028~2030년 3단계를 거쳐 실험동 중 202개(78.5%)가 내진성능을 갖추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아직까지 국방중기계획에 반영되지 않아 1단계 사업부터 차질이 우려된다. 현재의 ADD 보강계획대로 2030년까지 3단계가 완료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55개(21.4%) 시설은 내진성능을 확보하지 못한 채 남아 있게 되지만, 이에 대한 추가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도종환 의원은 “2016년 포항 지진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지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며 “ADD의 연구시설들은 국가안보의 핵심시설로서 향후 내진설계 보강계획에서 노후 연구시설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하고 전체 시설에 대한 내진보강을 최대한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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