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유튜브 채널 ‘주권방송’, 동요 개사한 청소년 합창 영상 게재
나경원 “소년병 동원 극단주의”, 이준석 “아동학대” 맹비난
동요를 개사한 ‘검찰개혁 동요 메들리’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되면서 6일 논란이 되고 있다.
검찰개혁 동요 메들리는 진보성항의 유튜브 채널 ‘주권방송’이 7차 서초동 촛불집회 직후 ‘검찰개혁을 바라는 청소년들이 촛불국민들께 드리는 노래’라는 제목으로 올린 영상이다. 2분40초 분량의 영상에는 초·중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 10명이 개사해 합창한 동요 네 편이 담겼다.
청소년들은 이 영상에서 ‘아기돼지, 엄마돼지’, ‘산토끼’, ‘상어가족’, ‘곰 세마리’ 등 4편의 동요를 개사해 메들리로 엮어 부른다. 익히 알려진 각 동요의 가사는 ‘토실토실 토착왜구 도와달라 꿀꿀꿀’, ‘자한당 조중동 다 함께 잡아서 촛불국민 힘으로 모조리 없애자’, ‘적폐들이 한집에 있어 윤석열 조중동 자한당’ 등으로 바뀌었다. 주권 방송 측은 개사와 노래 모두 ‘검찰개혁을 바라는 청소년들’이 했다고 소개했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누리꾼 사이에 갑론 을박이 벌어졌다. 영상은 6일 현재 2만7,000여회 조회됐고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J*****)은 “북한 선전동요를 보는 것 같다. 정치싸움에 아이들을 동원하다니 소름 끼친다”고 했고, 다른 누리꾼(김*****)도 “정치 이념을 떠나서 어린애들을 데리고 세뇌와 선동 시키는 어른들이 무섭다”고 비판 의견을 달았다. 반면 “과거부터 아이들의 동요로 부조리한 사회를 비판하는 민심이 나타났다(새*****)”고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보수 정치권은 맹비난을 쏟아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검찰개혁 동요 메들리 영상을 보고 할말을 잃었다”면서 “어떻게 우리 아이들에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이념 앞에 아이의 인권도, 순수함도 모두 짓뭉개버리는 잔인한 사람들”이라고 분노했다. 이어 해당 유튜브 채널을 겨냥, “미군 모형을 총으로 때리도록 시키는 북한의 전체주의 독재정권과 다를 게 뭐냐. 지구 건너편 소년병을 동원하는 극단주의 세력과 다를 게 뭐냐”면서 “아동의 인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념 투쟁에만 정신이 팔린 ‘친북 수구좌파’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고 일갈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 북에 “지난번 ‘토착왜구 송’ 이후로 역시 또 애들을 동원해서 영상을 찍고 있다”면서 “결국 이제 '조국 사태'는 애국진보 식의 파시즘으로 치닫고 있으며, 애국진보는 과거의 파시스트들처럼 젊다 못해 어린 친구들에게 이런 짓을 자행하기 시작했다”고 개탄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글에 ‘아동복지법 제3조에서 밝힌 아동학대의 정의’를 덧붙여 이 영상물이 ‘아동학대’라고 비판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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