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만큼 친숙한 단어도 없다. 질병과 연관된 의미 말고도, 컴퓨터 바이러스부터 해피 바이러스까지 다양한 뜻으로 쓰인다. 그런데 사실 바이러스만큼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물질도 없다. 정의를 벗어나는 신종 바이러스가 발견돼왔기 때문이다. 이 책은 미국의 바이러스 학자인 저자가 그런 복잡하고 어려운 물질인 바이러스의 실체를 다룬 바이러스 백과사전이다. 여섯 종류로 크게 나눠 101가지 바이러스의 사진과 설명을 담았다. ‘101가지나 담았다니’라고 생각하면 오산. 감수를 맡은 수의바이러스 학자인 최강석 농림축산검역본부 과장은 “과학자들은 자연계에 약 160만 개의 바이러스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지금껏 우리는 단 1%만 찾아냈을 뿐”이라고 말한다. 으레 질병을 떠올리지만 일부 바이러스는 숙주의 생명에 중요하고 필수적인 구성 요소라고 한다. 저자는 “이처럼 바이러스도 생태계에서 중요한 구실을 한다”고 말한다. 최근 국내 유입돼 꺾이지 않고 퍼지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도 물론 포함됐다. 저자는 “안타깝게도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치료할 길이 없고 수 차례 백신 개발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적었다.
바이러스
메릴린 루싱크 지음ㆍ강성옥 옮김ㆍ최강석 감수
더숲 발행ㆍ260쪽ㆍ2만8,000원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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