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남쪽 바다로 이동하면서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북쪽 고기압과 태풍 사이의 큰 기압 차이로 11일 남해안과 동해안 일부 지역에 강풍이 부는 곳이 있겠다. 일부 지역은 태풍 못지않은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하기비스는 일본 오키나와 동쪽 약 1,170㎞ 인근 해상에서 시속 20㎞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최대풍속이 초속 55m(시속 198㎞)에 이를 정도로 위력적인 이 태풍은 강도 ‘매우 강’, 강풍반경이 510㎞인 ‘대형’ 크기 태풍으로 발달했다. 올해 발생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도가 세고 규모도 크다.
하기비스는 11일 오후 3시 오키나와 동북동쪽 약 910㎞ 부근 해상으로 이동한 뒤 12일 오후 3시 도쿄 남서쪽 약 34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전망이다. 이날 밤 도쿄 인근 내륙에 상륙한 뒤 13일에는 삿포로 동남동쪽 바다를 지나 14일 오후 삿포로 동쪽 먼 바다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태풍 중심과 거리가 멀어 영향권에 들지 않겠지만 11일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부는 곳이 있겠다. 이날은 중국 북동 지방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은 가운데 강원 영동과 경상 동해안 일부 지역은 동풍의 영향으로 대체로 흐리고 가끔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 강한 바람이 부는 것은 태풍이 일으키는 강풍의 영향이 아니라, 북쪽의 대륙 고기압과 강한 열대 저기압인 태풍 사이에 큰 기압 차이가 발생해서다. 이로 인해 이날 오후부터 제주도와 전남 남해안, 경상 해안, 강원 영동에 초속 10∼14m(시속 35∼50㎞)의 강풍이 불 전망이다.
태풍이 더욱 가까이 다가옴에 따라 12일부터는 이들 지역에 초속 12∼18m(시속 45∼65㎞)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면서 강풍 특보가 발표되겠고, 그 밖의 지역에서도 초속 8~12m의 강풍이 부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강원 영동 남부와 경상 동해안에는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25~30m에 이르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여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겠다.
아침기온이 뚝 떨어진 데다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겠다. 11일 아침 기온은 9∼17도, 낮 기온은 20∼27도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내일(11일)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져 쌀쌀하고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0도 이상으로 크겠다”며 “내일 오후부터 일부 지역에 강한 바람이 불고 물결도 매우 높아지면서 풍랑특보가 발표되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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