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강의 중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최근 “전태일은 착취당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글을 언론에 기고해 논란이다.
전태일재단은 11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몰역사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류 교수가 월간조선에 전태일 관련 글을 썼다”면서 “수치만 나열하며 이면을 보지 않고 애써 무시하는 전형적인 곡학아세(曲學阿世)”라고 비판했다.
전태일재단 등에 따르면 류 교수는 최근 월간조선이 40주년 특집으로 연재하고 있는 ‘박정희, 오해와 진실’ 코너에 ‘박정희가 노동자를 착취했다고? 농촌 유휴인력을 마이카 가진 중산층으로 키워’라는 글을 기고했다.
류 교수는 이 글에서 “전태일의 월급은 1964년부터 1970년까지 6년 동안 무려 15배 이상 상승했다”며 “이를 두고 과연 누가 착취라는 말을 꺼낼 수 있는가”라고 썼다. 또 “'전태일 평전' 내용을 꼼꼼히 따져본 결과, 1960년대 봉제산업 노동자의 상황을 기술하는 과정에서 '착취'라는 단어가 노동운동의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을 뿐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고 적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태일재단은 “류 교수는 임금의 액수만 이야기하고 실질 구매력에 대해서는 무시했다”며 “임금의 열 배를 받아도 저임금이었던 사정을 류 교수는 의도적으로 무시했다”고 반박했다. 전태일이 재단사가 돼 임금이 10배가 올랐다고 해도 하루 일당으로 커피 10잔 값밖에 되지 않는 저임금이었다는 설명이다.
또 “당시 평화시장 노동자들은 일요일도 없이 하루 15시간 이상, 적어도 주당 평균 105시간을 일해야 했다”며 “류 교수는 당시 노동자들의 비인간적 노동조건에 대해서도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재단은 "류 교수처럼 편협한 인식을 가진 사람이 불순하게 전태일을 거론하는 것은 우리 사회와 역사에 또 다른 오점을 남기는 일"이라며 "그래도 언급을 하겠다면 당시의 상황에 대한 검토와 연구를 한 후에 하는 것이 학자로서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비난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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