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인 중 처음으로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방문
‘역사의 교훈이 미래를 만든다’고 적은 화환도 준비
일본의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으로 꼽히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가 12일 일본 정치인 가운데 처음으로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찾아 강제동원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전날 방한한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찾았다. 이번 방한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역사관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느린 걸음으로 이동했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며 애도를 표했다. 탄광 노동자 모습과 일본군 위안소 재현 모형 앞에선 한동안 발길을 떼지 못하기도 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7층 옥상에 마련된 추모공원 내 추모탑 앞에서 헌화하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가 준비한 화환에는 ‘역사의 교훈이 미래를 만든다’고 적혀 있었다. 그는 “당시 2,000만 조선인 가운데 약 800만명에 달하는 분들이 일제에 동원돼 군인과 군속, 노동자로 고생하고 목숨까지 잃었다”며 “과거에 저질렀던 역사를 제대로 직시하는 의미에서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인이 이 역사관을 방문해 겸허하게 역사의 진실을 봤으면 좋겠다”며 “역사에서 많은 것을 배우면서 미래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09년 9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제93대 일본 총리를 지낸 진보 정치인이다. 2015년 8월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서울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일본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한 바 있다. 그는 전날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기도 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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