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북부서 미군에 ‘무대응’ 따지는 동영상 주목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에 대한 침공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불개입 선언에 따라 오갈 데 없는 쿠르드족의 처참한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동영상이 공개돼 이목을 끌고 있다.
시리아 북동부에서 활동하는 로자바 정보센터의 저널리스트인 무스타파 알 알리는 1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북부의 코바니 미군기지로 몰려가 “미군이 나서달라”고 애원하는 쿠르드 여성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으로 보이는 중년의 이 여성은 미군들에게 “우리는 기다려야만 하나. (미군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냐”고 소리쳤다. 여성은 격앙된 표정과 목소리로 “저들(터키 군)은 우리 아이들을 살해하고 있다. 당신들이 이 상황을 내버려두면 우리 아이들은 모두 죽게 될 것”이라고 울먹였다.
여성 옆에 있는 한 아이가 이 여성의 발언을 막으려는 듯 물병을 든 손으로 여성의 입을 가려 보지만, 여성은 “이 땅은 우리의 땅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대통령 땅이 아니다”며 미군이 나서줄 것을 재차 호소했다. 절박한 항의에 미군들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45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전날 촬영됐으며, 이날 코바니 기지 인근에는 터키 군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포탄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시리아 내 미군 철수와 시리아 동북부 상황에 대한 불개입을 선언했다. 미국의 불개입 선언 사흘째인 9일 쿠르드족 축출을 노려온 터키는 시리아 동북부 공습을 개시했다. 유엔은 이로 인해 1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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