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원영 에너지포럼 사무처장 인터뷰에서 전해
일본 동부를 직접 강타한 태풍 하기비스로 일본에서 막대한 재산ㆍ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연 강수량의 3분의 1이 이틀 만에 쏟아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인근지역 피해도 컸다. 원전에서는 경보가 울렸고, 방사능 오염물질을 담은 자루가 물에 떠내려갔다. 오염물질이 바다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를 통해 “10건 정도 경보가 울렸다. (도쿄전력 해명으로는) 빗물이 흘러 들어가서 오작동 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4건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사무처장에 따르면 원자로에서 물을 퍼 올려 방사능 물질을 제거해 원자로에 다시 넣고 오염물질은 통에 보관하는데 경보는 물을 퍼 올리는 과정과 오염수를 통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울렸다.
후쿠시마 원전은 평소 오염수 관리부터 허점이 많았다는 게 양 사무처장의 지적이다. “산에서 지하수가 계속 흘러 들어오고 있고, 비가 오면 물이 스며든다. 두 가지로 방사능 오염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땅을 얼려 물이 못 들어오게 막기도 하지만 그래도 물이 들어오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양 사무처장은 “전반적으로 오염수가 많이 늘어나고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도 했다.
방사능 오염물질을 긁어 담은 자루가 쓸려내려 간 것도 문제다. 양 사무처장은 “쓸려간 게 수천 개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당연히 하천으로 해서 바다로 내려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사능 물질은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반감기라고 해서 핵붕괴가 일어나는 시간을 계속 기다려서 그 물질이 다른 물질로 바뀌는 것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수백년 동안 기다려야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바다로 쓸려간 오염물질이 수백년간 방사능을 내뿜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수가 얼마나 유출됐는지, 오염물질을 담은 자루 몇 개가 어디로 흘러 들어갔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양 사무처장은 “이제 막 태풍이 쓸고 지나갔기 때문에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면서 실태 파악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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