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집권여당 자민당의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이 19호 태풍 ‘하기비스’의 피해 상황에 대해 "그런대로 수습됐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니카이 간사장은 전날 태풍 피해 대응을 논의하는 자민당 간부 회의에서 "예측에 비하면 그런대로 수습됐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상당한 피해가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에게 피해가 가볍다는 취지의 말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 뒤집히는 것 같은 대재해와 비교하면 그렇다는 의미"라며 "한 명이 숨져도 큰 일”이라고 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발언이 알려지자 태풍 피해 상황과 이재민들의 심경을 가볍게 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가장 큰 재해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정도의 문제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여당 간부의 발언 하나하나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말하는 것은 삼가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폭우를 동반한 하기비스는 12~13일 동일본 지역을 지나며 광범위한 지역에서 제방 붕괴와 하천 범람에 따른 큰 피해를 입혔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는 56명, 실종자는 15명으로 70여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또 일본 국토교통성과 소방청 등에 따르면 37개 하천의 51곳에서 제방이 무너지는 등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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