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향후 6~12개월 임시 합의 가능”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4일(현지시간) 북미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과 관련해 북한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해임에 대해 오판하는 등 두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고 평가했다.
윤 전 대표는 이날 미 워싱턴 DC 소재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세미나에서 북한이 볼턴 전 보좌관 해임으로 미국의 입장이 크게 바뀔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볼턴은 여러 가지 이유로 해고됐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볼턴이 현장에서 사라진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 급격히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표는 또 북한이 협상 직전인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한 것과 관련, “SLBM 발사라는 무력시위를 한 뒤 협상 장소로 간 것은 아주 나빴다”고 말했다.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무력 시위가 오히려 트럼프 정부의 입지를 좁혔다는 지적이다.
그는 북미 비핵화 협상 전망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치적 힘을 고려할 때 향후 6∼12개월 동안 일종의 임시 합의(interim deal)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논의가 중단된 곳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영변 핵시설 플러스알파’를 비롯해 풍계리·동창리 검증 및 사찰, 비핵화 로드맵 등에 대한 논의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레드라인’은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이라며 만약 김 위원장이 ICBM을 발사한다면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5차회의에선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 규탄 성명을 냈던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제재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아이든 리들 유엔 주재 영국대표부 군축대사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제재는 엄격하게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얀 후앙 유엔 주재 프랑스대표부 군축대사도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기 위한 어떤 진지한 활동도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반면 북한 측에선 김성 대사가 참석해 “정당하지 못하고 비인간적인 제재가 계속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또 미국의 미사일 실험과 한미 합동군사훈련 등을 거론하며 북한에 대한 적대행위가 대화와 화해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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