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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중견기업]세상에 없던 시장 만든 ‘골프존’

입력
2019.10.21 04:00
수정
2019.10.21 09:5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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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존의 스크린골프장 브랜드 '골프존파크'. 골프존 제공
골프존의 스크린골프장 브랜드 '골프존파크'. 골프존 제공

‘골프존’은 골프를 치려면 필드에 나가거나 연습장에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바꾼 회사다.

‘장소와 날씨의 제약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창업주 김영찬 회장의 철학이었다. 그는 골프와 정보기술(IT)을 접목해 2000년 5월 골프존을 창업했다. 골프존은 2000년대 초반 스크린골프 열풍을 주도하며 골프의 진입장벽을 낮췄고, 비용과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골프를 배울 수 있도록 대중화에 기여했다. 김 회장에게는 ‘세상에 없던, 스크린골프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든 주역’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골프존에 따르면 한국에서만 하루 13만명, 연간 5,000만명이 골프존이 제작한 시뮬레이터를 이용한다. 시뮬레이터란 골프장과 유사한 환경을 구현해내는 실내 스크린골프 시설을 뜻한다. 스크린과 프로젝터, 컴퓨터 등이 모두 포함된다. 골프존은 2008년 1월 해외 시장에 진출했고, 그 해 곧바로 100만달러 수출 실적을 올리며 정부로부터 ‘수출의 탑’ 포상을 받았다. 골프존이 최근 5년 간 미국과 일본, 중국, 홍콩 등에 판 시뮬레이터는 1,760여대다.

골프존은 2016년 8월 스크린골프장 브랜드 ‘골프존파크’를 출시하며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가맹점은 첫 해 652개에서 현재 1,114개로 늘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을 듣는다. 골프존은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와 광고비, 시스템 청소 등의 비용을 따로 받지 않는다. 영업이 부진한 매장에는 전문 경영진단 상담 컨설팅을 제공하고, 가까운 곳에서 골프존파크끼리 출혈 경쟁하는 걸 막기 위해 지역총량제도를 운영 중이다. 골프존 관계자는 “골프존파크 가맹점주의 생존율은 1년차 96.8%, 3년차 86.3%, 3년차 77.9%로 일반적인 자영업자 생존율보다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골프존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실내 연습장인 '골프존 드라이빙 레인지(GDR) 아카데미'. 골프존 제공
골프존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실내 연습장인 '골프존 드라이빙 레인지(GDR) 아카데미'. 골프존 제공

2017년에는 ‘골프존 드라이빙 레인지(GDR) 아카데미’가 출범했다. GDR 아카데미는 골프존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실내 연습장으로, 프로골퍼의 레슨 기법과 IT 분석 장비를 접목했다. 고해상도 카메라 센서를 사용해 정교한 샷 분석 정보를 기록하고, 정면과 측면 양쪽에서 다양한 스윙 영상을 제공한다. GDR 아카데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공식 골프 연습 시뮬레이터다. 골프존은 2023년까지 국내외에 1,000여개의 GDR 아카데미를 열어 세계 최대의 골프 연습·레슨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골프존이 이처럼 20년 가까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비결은 독보적인 기술력이다. 골프존 시뮬레이터는 2012년 한국을 시작으로 중국, 대만, 스페인 등 4개국의 국가대표 공식 훈련 시뮬레이터로 지정됐다. 미국 골프 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도 골프존 시뮬레이터를 2017년부터 3년 연속 베스트 골프 시뮬레이터로 선정했다. 골프존 본사 직원의 40%가 연구개발(R&D) 인력으로, 국내 특허 200개, 해외 특허 300개를 보유하고 있다. 골프존은 연 매출의 5~10%를 R&D에 꾸준히 투자한다.

19년 전 골프 시뮬레이터 제조·판매로 출발한 골프존은 골프존파크(스크린골프 가맹), GDR 아카데미(골프 레슨 및 연습장), 골프대디(골프 멤버십 분석서비스) 등 골프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발전했다. 골프존은 국내에 6개의 계열사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일본, 베트남에도 해외 계열사를 두고 있다.

골프존은 세계의 골프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꿈을 꾼다. 지난해 새로 진출한 베트남이 좋은 예다. 골프존은 베트남에서 현재 7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고, 이를 올해 말까지 12개로 늘릴 계획이다. 베트남 매장은 최첨단 골프 시뮬레이터를 비롯해 수준 높은 식음료(F&B) 시설을 갖추고 다양한 대회 프로모션과 멤버십 카드, 월 정액권 등의 회원 카드를 제공해 한인 교포와 현지인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박기원 골프존 대표이사는 “라운딩을 즐기는 골퍼는 물론, 함께 나들이하는 가족과 친구들도 레저와 파티, 오락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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