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과 파주의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안쪽에서 발견된 멧돼지 2마리의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잇달아 검출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6일 경기 파주시 장단면 거곡리와 경기 연천군 왕징면 강서리에서 죽은 채 발견된 멧돼지 2마리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모두에서 ASF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17일 밝혔다.
이로써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멧돼지는 9마리로 늘었다. 이 가운데 민통선 안에서 발견된 개체 수는 7마리다. 나머지 2마리는 비무장지대(DMZ) 안쪽과 민통선 남쪽에서 각각 발견됐다.
파주 거곡리 민통선 안에선 16일 오전 11시쯤 농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파주에서 올 1월부터 총 12개체의 폐사체 신고가 있었는데, 민통선 안에서 신고된 것은 4개체였고 이번에 처음으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파주에서 폐사체가 발견된 곳과 기존 발견 지점을 지도상에서 비교하면 서남쪽으로 많이 내려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접경지역에서 넓게 퍼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멧돼지를 통한 ASF 확산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연천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는 16일 오전 10시쯤 강서리 민통선 안 감염지역의 멧돼지 이동 차단을 위해 전기울타리 설치 작업을 하던 국립생물자원관 직원과 군인이 발견해 연천군에 신고했다. 이번 발견 지점은 지난 12일 연천에서 처음 바이러스가 검출된 곳에서 80여m 떨어진 곳이다.
정원화 국립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철원과 연천지역 외에서 검출된 것은 처음”이라며 “감염지역에 대한 차단시설(전기울타리 등)을 조속히 설치하고 장단면으로 들어가는 2개의 교량과 연천으로 연결되는 도로에 대한 소독ㆍ방역조치를 강화하도록 군과 지자체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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