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이루는 강 어디… 수리남 “마로위니강” vs 프랑스령 기아나 “리타니강”
[저작권 한국일보] 붉은 표시가 수리남과 프랑스령 기아나의 분쟁 지역. 왼쪽 선이 프랑스가 국경이라 주장하는 리타니강, 오른쪽 선이 수리남이 국경이라 주장하는 마로위니 강이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남아메리카 대륙 동북부, 대서양 연안에 나란히 붙어 있는 두 나라가 있다. 수리남과 프랑스령 기아나. 각각 수백 년 동안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식민지였다. 1975년 독립한 수리남과 달리 프랑스령 기아나는 1946년 프랑스의 지방 행정구역으로 통합되었다. 양국 도시는 주로 해안가에 위치해 있으며, 내륙 대부분은 정글이 차지하고 있다. 금, 보크사이트(알루미늄 원광), 다이아몬드 등 지하자원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골드러시’가 벌어지기도 했다.

양국의 국경은 약 725㎞의 마로니강이다. 브라질 근처 투묵후막 산맥에서 발원해 서쪽으로 수리남, 동쪽으로 프랑스령 기아나를 두고 흘러 대서양에 이른다. 양국은 남쪽 접경지대를 두고 다투고 있는데, 마로니강의 주요 지류가 어느 것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분쟁은 식민지 시절 분명치 않게 그어진 국경에서 비롯한다. 일대 식민지 영토 경계를 두고 갈등을 빚어오던 네덜란드와 프랑스가 1836년 국경을 획정할 때 마로니강을 그 경계로 삼았는데, 이 때 답을 내지 못한 질문이 여전히 분쟁의 단초가 되고 있다. 바로 ‘강이 어디서 출발하느냐’하는 문제였다. 많은 강이 투묵후막 산맥에서 발원해 마로니강 하류로 합류했다. 마로니강의 주요 지류를 확정해야 국경을 온전히 그을 수 있었던 것이다.

네덜란드와 프랑스는 각각 더 넓은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동쪽 라와강과 서쪽 타파나호니강을 주요 지류라 주장했다. 1861년 지역 주민과 함께 공동조사도 벌였다. 그 결과 라와강의 체적유량은 너비 436m에 분당 3만5960㎥, 타파나호니강은 너비 285m에 분당 2만291㎥로 측정됐다. 결국 라와강이 주요 지류로 판정돼 수리남(당시 네덜란드가 통치)이 더 많은 땅을 확보했다. 다만 이 때도 논란 속에 국경을 분명히 긋지 않았던 양국의 마음이 바뀐 것은 두 강 사이에서 발견된 대량의 금 때문이었다.

더 크고 조직된 골드러시가 시작되자 1888년 양국은 중재를 통해 국경을 획정하기로 합의한다. 결국 중재를 맡은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3세가 앞서의 조사 결과에 따라 라와강을 마로니강의 주요 지류로 인정, 양국은 라와강~마로니강을 국경선으로 하는 조약을 1915년 체결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라와강의 주요 지류가 어디냐를 두고 양국이 다시 맞붙었다. ‘마로위니강(네덜란드 주장)vs리타니강(프랑스 주장)’의 싸움이었다. 두 강 모두 투묵후막 산맥에서 발원하여 라와강으로 흘렀다. 두 강 사이에 낀 분쟁 지역은 약 1만 2,950㎢. 이 분쟁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수리남과 프랑스령 기아나 간의 다툼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효 지배는 프랑스령 기아나가 하고 있으며, 국제사회도 프랑스령 기아나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다만 수리남의 주장에도 일리가 없지 않다. 마로위니강과 리타니강의 너비가 비슷한데도 1861년 당시 지류를 조사하면서 라와강 상류로는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수리남만이 마로위니강을 국경선으로 표기하면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주목은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쪽으로 가이아나와도 분쟁을 벌이고 있는 수리남의 상황은 여의치 않은 모양새다. 프랑스는 자국이 실효 지배하는 이상 굳이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없단 입장이다.

이미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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