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사모펀드 의혹이 핵심… 혐의 내용 꼭꼭 숨겨 의문 증폭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진행해온 검찰이 대체 무슨 카드를 쥐고 있는 걸까. 과잉수사라는 거센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조금 지나면 모든 게 공개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면서 검찰의 ‘히든 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의 자신감은 지난 17일 국감에서 피의사실 유출 문제로 공격받던 윤 총장의 발언으로 드러났다. 윤 총장은 “’검찰이 한 달 넘게 수사했는데 나온 게 없다’ 이런 말들이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쪽에서 많이 흘러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말 (나오는 것) 자체가 이미 수사 내용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틀어막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수사 결과가 없는 게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피의사실 유출에 신경을 써 밖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조 전 장관 부부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조 전 장관 관련 의혹 가운데 핵심은 사모펀드 문제다. 자녀 입시비리 의혹에서 시작한 조 전 장관 관련 의혹에 특별수사부가 전격 투입된 게 사모펀드 때문이어서다. 하지만 주가조작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와 달리, 조 전 장관은 물론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혐의 사실은 아직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이들은 ‘100명 넘는 인력으로 100곳 이상 압수수색했는데 결과물이 없다’거나 ‘사실상 수사가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국감장에서 윤 총장의 발언은 ‘수사 실패’가 아니라 ‘보안 유지’를 주장한 것이다. 실제 조씨에 대한 공소장에는 정 교수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음에도 정 교수 이름이 21차례나 등장한다. 정 교수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정 교수 관련 내용은 철저히 가려뒀다는 얘기다.
검찰로서는 ‘히든 카드’가 없다면 더 곤란한 상황이다. 피의사실 유출, 과잉 수사 논란에 시달려온 상황에서 뭔가 그럴듯한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 한 검사는 “윤 총장 이하 현 수사팀은 꾸준히 단서를 모은 뒤 상대방을 단 한번에 승복시키는 스타일”이라며 “수사 결과가 나오면 과잉수사 논란도 잠잠해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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