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중립성ㆍ기소권 행사 쟁점… 백혜련안ㆍ권은희안 대립
한국당 “좌파 법피아”두 안 모두 반대, 19일 광화문 집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검사 경험을 통해 공직자들의 비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공수처 설치 반대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뉴스1

독립된 검찰 견제 수사기구인가, 정권 입맛에 따라 움직이는 검찰의 옥상옥인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물러나자 검찰개혁 방안 중 고위공직자범죄ㆍ부패수사처(이하 공수처)를 둘러싼 여야의 프레임 전쟁이 치열하다. 설치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은 연일 공수처를 ‘문재인 게슈타포(과거 독일 나치 정권의 비밀 국가경찰)’, ‘좌파 법피아 천지’ 등으로 묘사하며 부정적 운영 가능성을 부각시키는데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19일 광화문 집회의 강조점도 ‘공수처 절대불가’로 채워질 예정이다. 반면 20여년간 논의돼온 공수처 설치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중립성 보장 장치가 충분하다’며 한국당 주장이 터무니 없다는 입장이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공수처 법안. 그래픽=박구원기자

공수처 설치에 대한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될 수 있느냐, 또 검찰과 분리돼 기능할 수 있느냐다. 한국당은 공수처장을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점을 들어 중립성 보장이 어렵고, 결과적으로 검찰의 옥상옥으로만 기능할 것이란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굳이 공수처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검경 수사권 조정의 결과가 정착되면 검찰 기능이 축소되고, 이 검찰 조직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면 된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은 공수처장 임명 절차에 정치적 독립성 보장을 위한 장치가 충분하다는 근거를 든다. 현재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두 공수처 법안, 즉 민주당 안(백혜련 의원 대표발의안)과 바른미래당 안(권은희 의원 대표발의안)은 모두 국회에 ‘공수처장 추천위원회’(7인)를 두고 2명의 후보를 추천하도록 하고 있다. 이 추천위는 법무부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 추천 2인, 야당추천 2인으로 구성된다. 재적 위원 5분의 4이상 즉, 전원 참석 시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의결이 가능한 구조다.

이처럼 애초에 후보자 2인을 국회에 구성된 위원회가 추천하는 만큼, 중립성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민주당의 해석이다. 권 의원 안은 아예 최종 단계에서 국회의 동의까지 거쳐야 대통령의 임명이 가능하게 돼있다. 한국당 주장은 지금의 국회 구조라면 야당추천 2인 중 한국당 몫이 1명뿐이니 사실상 여권의 의중이 반영되기 좋은 제도라는 것이다.

여당은 이런 한국당을 설득하더라도, 권 의원안과 각론을 조율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백 의원 안은 수사 검사를 인사위 추천, 처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토록 하지만, 권 의원 안은 인사위 추천을 거쳐 바로 처장이 임명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권 의원 안은 수사 대상을 ‘현직’으로 한정한 것이 특징이다. 정치 보복 수사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백 의원 안은 기소를 공수처가 자체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데, 권 의원 안은 시민 기소심의위원회를 둬 정하도록 한 점도 굵직한 차이점이다.

공수처 법안의 내용을 둘러싼 거친 설전은 18일에도 이어졌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공수처 검사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우리법연구회 출신 등으로 채워져 좌파 법피아의 천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의원 안이 전체 수사 검사 가운데 최대 2분의 1만 ‘전직 검사’를 임명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겨냥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또 “필요하다면 공수처와 관련해 끝장토론을 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 규정이 공수처가 제2의 검찰 조직으로 기능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항이란 주장이다. 또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는 옥상옥이 아니다. 나홀로 검찰의 3층 집을 놓고 그 위에 4층 집을 얹는 것이 아니라 공수처, 검찰, 경찰로 1층 집을 셋으로 나누는 설계도”라며 한국당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이라고 배려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수사대상 확대 검토를 시사하며 한국당을 압박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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