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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도로 위를 질주하는 거대한 황소, 람보르기니 우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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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도로 위를 질주하는 거대한 황소, 람보르기니 우루스

입력
2019.10.21 07:32
수정
2019.10.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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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우루스가 성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람보르기니 우루스가 성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SUV는 일반적인 모델들에 비해 수익성이 좋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브랜드들은 브랜드의 역사를 뒤져가며 ‘SUV를 개발할 기회’를 찾았고, 어느새 SUV가 도로에 가득한 모습이다.

게다가 프리미엄 브랜드의 SUV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SUV의 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세라티, 벤틀리 등의 럭셔리 브랜드들도 SUV를 개발하며 그 흐름에 발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러한 유행은 어느새 ‘슈퍼카 브랜드’에 이르게 됐다.

람보르기니의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새로운 자리를 차지하게 된 우루스는 육중한 황소의 자태를 선보인다.

여느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선보이는 대형 SUV가 무색할 5,112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각각 2,016mm와 1,638mm의 전폭과 전고를 통해 대담하면서도 거대한 존재감을 연출한다. 거대한 체격에 터보 차저로 힘을 더한 V8 엔진, AWD 시스템이 더해지며 공차중량 또한 2.2톤을 웃돈다.

질주하는 황소, 람보르기니 우루스

람보르기니 우루스는 거대한 체격을 앞세웠지만 디자인에 있어서는 ‘질주하는’ 람보르기니 고유의 존재감을 명확히 드러낸다. 덕분에 ‘브랜드 포트폴리오’에 있어 우루스는 ‘충분히 상상 가능한 모습’과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디자인 정체성은 프론트 엔드에서 곧바로 드러난다.

헤드라이트와 프론트 엔드 최상단은 마치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떠올리게 하는 날렵함을 드러내고 있고 보닛 라인은 람보르기니 특유의 보닛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여기에 세로로 길게 그려진 프론트 바디킷은 대담한 감성과 육중한 체격을 효과적으로 연출해 그 누구라도 ‘도로 위의 황소’를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측면에는 대담한 프론트 엔드의 감성을 살리듯 각을 더하고, 노란 차체와 대비되는 검은색의 휠 하우스를 더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듯한 큼직한 알로이 휠과의 합을 이뤄낸다. 참고로 A 필러에서 이어지는 루프 라인은 마치 거대한 패스트백 모델을 떠올리는 듯한 모습으로 트렁크 게이트까지 이어져 우수한 균형감을 연출한다.

날렵하게 다듬은 루프 라인과 D 필러에서 이어지는 후면의 디자인은 여느 람보르기니의 디자인을 SUV의 디자인으로 효과적으로 개편한 모습이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큼직한 브랜드 레터링, 그리고 큼직한 리어 디퓨저와 합을 이룬 듀얼 타입의 트윈 머플러 팁 또한 ‘고성능 SUV’의 감성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람보르기니의 감성을 품은 공간

람보르기니 마니아라 하더라도 ‘SUV’라는 존재는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우루스의 실내 공간은 그 어떤 람보르기니의 모델보다도 람보르기니 고유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연출하는 모습이다.

좌우 대칭의 대시보드와 대시보드 상단에서 길게 이어지는 센터터널, 전투기의 컨트롤 패널을 보는 듯한 엔진 스타트 버튼 및 주변 부분은 ‘누가 보더라도’ 람보르기니의 감성이 담겼다.

이와 함께 람보르기니의 최신 모델에서 마주할 수 있는 우수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기반으로 한 계기판과 와이드한 디스플레이 패널에 더해진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패널로 구성된 공조 컨트롤 패널 등을 보고 있자면 ‘람보르기니의 감성’ 그리고 ‘폭스바겐 그룹의 존재감’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큼직한 스티어링 휠의 형태가 다소 낯선 모습이지만 람보르기니의 감성이 확연히 드러나고, 육각형으로 구성된 실내의 다양한 구성 요소 및 카본 파이버 패널 등은 ‘드라이빙에 대한 열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숨기지 않는 람보르기니의 대담함’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참고로 우루스의 실내 공간에는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져 시동을 걸었을 때 A 필러 쪽에 두 개의 트위터가 돌출되어 고급스럽고 세련된 감성을 효과적으로 연출할 뿐 아니라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계기판의 테마를 바꿔 시각적인 매력을 높인다.

공간에 대해서는 충분히 만족스럽다. 1열에는 람보르기니의 감성이 가득 담긴 큼직한 시트가 운전자 및 탑승자의 체격을 가리지 않을 뿐 아니라 체격에 비해 비교적 낮은 시트 포지션과 만족스러운 헤드룸 및 레그룸을 제시한다. 전체적으로 만족감이 높을 뿐 아니라 시야까지 제법 만족스럽다.

덧붙여 2열의 공간도 준수하다. 시승 차량의 경우 4인승 모델이지만 선택에 따라 5인승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4인승 모델의 경우에는 완전히 독립된 풀 사이즈 시트를 통해 여유를 더하는 건 물론이고 더욱 고급스럽고 기능적인 암레스트 및 컵홀더를 통해 2열 공간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끝으로 SUV인 만큼 적재 공간을 무시할 수 없는데, 람보르기니 우루스는 616L의 기본적인 적재 공간을 제공해 일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에 모두 대응하는 모습이다. 참고로 5인승 모델의 경우에는 열 시트의 폴딩을 통해 적재 공간은 1,596L까지 확보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해 그 만족감을 높인다.

우루스의 자신감, 650마력의 심장

람보르기니는 그동안 터보 엔진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은 브랜드였다. 하지만 적어도 ‘터보 엔진에 대한 완성도’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가질 필요가 없어 보인다.

우루스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650마력은 물론이고 86.7kg.m의 토크를 자랑하는 V8 4.0L 트윈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여기에 8단 변속기와 AWD 시스템을 통해 노면으로 출력을 전하는데, 이러한 구성을 통해 정지 상태에서 단 3.6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며 6.3km/L의 복합 연비를 확보했다.

존재를 인정하게 만드는 람보르기니 우루스

람보르기니 우루스의 시승을 앞두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잘 만들었을까?’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굳이?’라는 생각이었다. 어느 정도는 우루스의 존재 자체, 그리고 등장 자체에 부정적인 견해였던 만큼 조금 더 회의적인 자세에서 우루스와의 주행을 시작하게 됐다.

어쩌면 냉소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존재였지만, 우루스는 도어를 여는 순간부터 기대 이상의 가치를 선사했다. 대담하고 과감하며 열정적인 람보르기니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실내 공간은 물론이고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는 순간 실내 공간을 가득 채우는 사운드는 ‘황소의 질주’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650마력과 87.6kg.m의 토크를 쉽게 느낄 수 없다. 이는 드라이빙 모드에 따른 차이로 스탠다드라 할 수 있는 ‘스트라다’ 모드에서는 우루스가 갖고 있는 성능이나 드라이빙에 대한 스타일을 제대로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상냥하게 움직임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우루스의 제대로된 성격과 성능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스포츠 및 코르사 모드를 택해야 하고, 스포츠 및 코르사 모드를 선택하는 순간 엔진의 성능이나 사운드, ‘운전자를 긴장 시키는 움직임’이 곧바로 연출되는 모습이다.

650마력과 87.6kg.m의 두터운 토크는 2.2톤의 우루스의 질주를 완성한다.

엔진의 회전 질감이나 반응도 뛰어나며, 높은 RPM에서의 질감 또한 뛰어나 ‘터보 엔진에 대한 우려’를 단번에 지워내는 모습이다. 발진 가속이나 추월 가속은 물론이고,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고속 주행 성능’ 또한 만족스러웠다.

여기에 큼직한 패들시프트로 작동하는 8단 변속기 또한 매력적이다. 기본적인 변속 속도도 빠른 편이며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다르지만, 강력한 성능을 억제하고, 변속 상황에서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주행하는 내내 패들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만들었고, 주행의 즐거움을 한층 강조했다.

우루스는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차량의 움직임을 대대적으로 조율하는 모습이다. 스트라다 모드에서는 아우디의 대형 SUV를 타는 것 같은 승차감을 연출하더니 스포츠 및 코르사에서는 SUV라는 존재를 지워버릴 만큼 강렬하고 적극적인 드라이빙을 연출한다.

덕분에 우루스는 어떤 주행 상황이든 그 상황에 걸맞은 주행을 약속할 수 있고, 눈, 아이스 모드인 네브(NEVE) 모드를 통해 더욱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참고로 스포츠, 코르사 모드에서는 ESC의 개입 정도 및 타이밍을 지연시켜 운전자의 의지 및 컨트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본격적인 달리기 모드’의 가치를 제공한다.

다만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좋은 콘셉트 아래, 좋은 부품을 통해 제작되었다는 느낌이 들지만 노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가속을 하면 차체와 차체의 주요 부품들이 조금씩 어긋나는 것 같은 진동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부분은 개개인에 따라 그 소감이 다를 수 있어, 일부 운전자는 ‘강렬함’의 진동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덧붙여 브레이크의 밸런스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구심이 든다. 주행 상황이 항상 일정하지 않은 탓에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급작스러운 제동 상황에서 브레이크 밸런스가 전륜 쪽에 많이 쏠리면서 노면이 좋지 않거나 미끄러운 상황에서는 자칫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점: 기대 이상의 완성도와 매력적인 가격표

아쉬운 점: 2% 부족한 짜임새와 전륜으로 쏠리는 브레이크 밸런스

성공적인 시작, 람보르기니 우루스

람보르기니의 딜러사인 람보르기니 SQDA는 람보르기니 우루스를 통해 아시아에서 유래 없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우루스가 ‘시장의 요구’나 ‘유행’ 따위가 아닌 우루스 자체의 가치도 확실하다는 점은 더욱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21세기에서의 첫 번째 SUV인 만큼 100% 완벽한 존재는 아닐지 몰라도, 매력적인 존재이고 또 공격적인 가격이 더해진 ‘이상적인 선택지’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아마 람보르기니 SQDA는 ‘우루스의 물량 확보’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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