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 교수, 라디오 인터뷰…“광고 내리면 끝이라고 할 수 없어”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사죄도 못 받고 원통해 죽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조롱했다는 논란에 유니클로가 관련 광고를 중단했지만 유니클로에 대한 반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패러디 광고가 등장했고, 일본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교수는 진정한 사과를 촉구했다.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는 “원통해 죽겠다”는 심경을 전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광고 내리면 다 끝났다고 할 수 없다. 사과를 정확하게 해야 된다”고 유니클로에 촉구했다. 앞서 유니클로는 “어떠한 정치적, 종교적 의도도 갖고 있지 않지만 많은 분들이 불편을 느끼고 우려를 했던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여 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해 때문에 광고를 내린다는 입장 외에 정식 사과는 없었다.
유니클로가 후리스 출시 25주년을 기념해 공개한 광고 영상에는 98세 할머니가 13세 소녀 디자이너로부터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오래 전 일은 기억 못 한다”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한국어판 자막에만 유독 할머니의 대답을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표시했다.
호사카 교수는 “조롱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광고”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98세라는 것은 강제 징용자 판결에서 (원고이면서) 한 사람 살아남은 이춘식 할아버지의 나이이고, 13세는 현재까지 확인이 된 가장 어린 위안부 피해자의 나이”라면서 “80년 전은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강제징용자 문제가 활발했던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좋은 광고 문구가 있었을 텐데 굳이 잊어버렸다는 말을 써야 됐는지 의도가 궁금한 부분”이라고도 했다.
“유니클로 광고가 일본 우익들의 주장과 유사한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호사카 교수는 “(일본 우익들의 주장도) 너무 옛날의 얘기는 기억할 수도 없을 텐데, 그러니까 거짓말을 쏟아낸다. 이런 식”이라고 답했다. 그는 “요새 다시 유니클로를 사기 시작한 한국 내의 분위기에 대해 일본에서는 ‘한국 사람들은 불매운동을 역시 못 한다’고 말하기 시작했고, ‘한국 사람들은 자존심이 없는 민족’, ‘역시 일본 제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민족’ 이런 것들이 계속 나온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 영상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전남대 사학과 윤동현(25)씨가 근로정신대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89) 할머니와 출연한 20초짜리 유튜브 영상이다. 19일 공개된 이 영상에서 윤씨가 양 할머니에게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어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고 답한다. 양 할머니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아직 우리는 사죄도 못 받고 원통해 죽겠다. 그런 불행한 일이 다시는 안 돌아오게끔 (후손들이) 나라를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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