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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평당 월세, 아파트 5만원 VS 고시원 15만원

입력
2019.11.01 04: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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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新쪽방촌] <2>고시촌, 쪽방촌 되다

1인 청년가구 주거빈곤율 서울지역 지속적 상승… 선진국처럼 공공임대주택 늘려야

[저작권 한국일보]서울 관악구의 한 고시원에서 대학생 고근형씨가 복도를 지나고 있다. 박상준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서울 관악구의 한 고시원에서 대학생 고근형씨가 복도를 지나고 있다. 박상준 기자

한국의 전국 평균 주택보급률은 2017년 기준 103.3%(서울 96.3%, 경기 99.5%). 집은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택 보급률에는 오피스텔, 고시원, 쪽방 등 주택 이외의 거처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가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청년들은 몸 하나 마음 편히 뉘일 공간이 없을까. 집을 투기 대상으로 보고 수집하는 다주택자 문제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주택 공급을 주로 시장에만 맡길 뿐 정책적으로 지원되는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013년 민달팽이유니온 김서연 당시 정책국장은 ‘도시와 빈곤’ 102호에 게재한 ‘청년층 주거문제의 현황과 과제’에서 “20ㆍ30대 청년들은 대부분 1, 2인가구를 꾸리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공급되는 주택은 죄다 대형평수 아파트”라며 “집이 투자 대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소형평수 주택 수요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건설회사 입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중대형평수 주택만 공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이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22%까지 끌어올렸듯, 한국도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보다 더 늘려야만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전체 주택 중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7.2%(2017년말 기준). 2008년 기준 네덜란드 32%, 오스트리아 23%, 덴마크 19%, 스웨덴 18% 등과 비교하면 얼마나 열악한 지 알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일정 인구수를 초과하는 기초지자체는 2025년까지 전체 주택 수의 25% 또는 20% 이상을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법률을 제정, 프랑스 공공임대주택 비중은 16.3%(지난해 기준)가 됐다.

[저작권 한국일보]그래픽=박구원기자/2019-10-31(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그래픽=박구원기자/2019-10-31(한국일보)

반면 한국의 주거빈곤율은 2005년 20.3%에서 2015년 12.0%로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청년층, 특히 서울의 청년층만은 예외이다. 대학진학이나 취업을 위해 서울로 몰려들지만 부모로부터 크게 도움을 받지 못하면 안정적인 주거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 1인 청년(20~34세) 가구의 주거빈곤율은 2005년 34.0%에서 2015년 37.2%로 상승했다. 2015년 전국 1인 청년가구의 주거빈곤율(22.6%)보다도 월등히 높다. 주거빈곤율은 주거기본법의 최저 주거기준(1인 가구 최저 14㎡ 등)에 미달하거나 비닐하우스ㆍ고시원 등 주택 이외의 기타 거처(오피스텔 제외)와 지하(반지하)ㆍ옥상(옥탑) 거주 가구의 비율이다.

이런 상황에서 열악한 공간에 사는 청년들이 평(3.3㎡)당 아파트보다 더 많은 월세를 내고 있다는 점이 더 문제다. 대학생 주거권 네트워크의 2012년 조사에 따르면, 자취ㆍ하숙ㆍ고시원의 평당 월세가격은 10만9,419원이었으며, 서울시 8구 아파트 평균 평당 월세는 4만6,437만원이었다. 고시원만 따지면 평당 월세는 15만2,685원이었다. 평당 월세가 자취ㆍ하숙ㆍ고시원은 아파트의 2.35배, 고시원만 따지면 아파트의 3.28배에 이른다.

이진희 기자 ri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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