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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슈퍼레이스 GT1 챔피언 정경훈 “내가 레이스를 너무 얕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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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슈퍼레이스 GT1 챔피언 정경훈 “내가 레이스를 너무 얕보고 있었다”

입력
2019.10.29 07:37
수정
2019.10.2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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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1 클래스 챔피언 정경훈이 환하게 웃었다.
GT1 클래스 챔피언 정경훈이 환하게 웃었다.

4만2천여명의 관람객들이 함께 했던 개막전을 시작해 6개월의 대장정이 끝이 났다.

10월 27일 경기도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펼쳐진 ‘2019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최종전은 그 어떤 시즌의 최종전보다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도 그럴 것이 대회 최고 클래스인 ASA 6000 클래스와 GT1 클래스의 챔피언이 바로 ‘최종전’을 통해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2018 시즌에 이어 2019 시즌 챔피언에 오르게 된 SK ZIC 비트R&D의 정경훈을 만날 수 있었다. 2연패(더블원)의 영광을 잡은 정경훈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2019 시즌 챔피언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

정경훈(이하 정): 어떤 순간이든 챔피언에 올랐다는 점은 무척이나 기쁘고 좋다. 다만 시즌이 끝나면서 2019 시즌을 돌이켜 보니 참으로 힘들게 시즌을 치렀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힘들게 된 원인’이 바로 내게 있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아쉽게 느껴진다.

Q 어떤 부분들이 아쉬운 것일까?

정: 이유가 무엇이든 2019 시즌을 준비하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다.

그리고 2018 시즌의 챔피언에 취해 있던 것인지 ‘준비의 성의’ 또한 부족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새로운 오피셜 타이어인 ‘금호타이어’와 대형화된 팀 규모에 대한 대응도 제대로 되지 못했던 것 같다.

시즌을 치르며 ‘팀의 차량이 많아지면’ 단순히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비례하여 증가’하는 것이 아닌 그보다 더욱 가파르게 증가한다는 것을 배운 것 같다. 실제 그로 인해 스스로는 물론이고 팀의 모든 선수들이 100%의 상황에서 대회에 나서지 못한 것 같다.

Q 시즌 초반부터 타이어에 대한 어려움을 드러냈다.

정: 맞다. 하지만 타이어의 문제보다는 ‘내 스스로의 문제’가 분명 존재했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던 ‘한국타이어’와 ‘한국타이어에 맞는 레이스카의 셋업’을 완전히 버리고 ‘금호타이어를 위한 셋업’에 집중해야 했었다. 그런데 ‘우승 셋업’이라는 그림자에 2018 시즌의 셋업에 미련이 남았던 것 같다.

타이어 브랜드의 변화로 인한 차이도 차이지만 팀 내의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 및 ‘슈퍼챌린지’에서 래디얼 타이어로만 레이스를 치렀던 선수들 또한 ‘슬릭 타이어’에 새롭게 적응하고 드라이빙 스타일을 조율하는 과정 또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돌이켜 본다면 우리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팀의 감독이자 리더인 내가 모두 해결해야 했는데 팀의 선수들을 제대로 이끌어 주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미안한 마음이다.

Q 올 시즌 가장 고맙거나 미안했던 선수가 있을까?

정: 모든 선수, 그리고 팀원들에게 고맙지만 아무래도 백철용 선수와 강재협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두 선수 모두 아마추어 레이스에서 기량을 끌어 올리고 올해 슈퍼레이스에 도전하며 새로운 레이스에 나서는 입장이었던 만큼 팀에서 많이 챙기고 이끌어 줄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유독 강재협 선수가 사고에 휘말리며 자신의 기량과 레이스를 제대로 치르지 못해 심적으로 많이 지친 것 같다. 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미안하다.

Q 시즌 중반 ASA 6000 클래스에 출전하게 되었다. 후일담이 궁금하다.

정: 시리즈 경쟁에 있어서 분명 힘든 결정이었지만, 스톡카 레이스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엑스타 레이싱에서 주었다는 점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특별하고 좋은 기회를 주셨음에도 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

다만 스톡카 레이스에 도전해보고, 또 입증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게 아쉽다. 아무래도 시즌 출전이 아닌 스팟 출전이었고 엑스타 레이싱이 빠르게 팀의 규모를 늘린 만큼 미케닉들의 부담이 상당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덧붙여 출전했던 ‘스톡카’가 해당 경기 후 곧바로 ‘해당 스톡카’로 타이어 테스트에 나서야 했고, 또 새로 영입되는 ‘후지나미 키요토’ 선수가 타야 하는 여러 배경이 있었다. 이에 ‘레이스카의 컨디션 보전’이 가장 우선해야 했기에 ‘해보고 싶은 걸’ 모두 선보이지 못해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Q 조금 늦은 챔피언 확정은 어떤 느낌인가?

정: 솔직히 말해 그동안 ‘내가 레이스를 너무 얕보고 있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재우 감독님이 이끌던 쉐보레 레이싱팀이 그렇게 압도적이고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팀의 감독, 드라이버 그리고 강영식 팀장이 이끌던 미케닉들도 그토록 검증에 재검증과 노력에 노력을 더하며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이 이제는 이해되는 것 같았다.

정말 최종전에서 우승을 확정하게 되며 경기를 앞둔 며칠 전부터 긴장되고 내 스스로의 집중력도 떨어지며 ‘부담’을 느끼게 된 것 같았다. 게다가 실제 주행에서 제대로 된 기록이 나오지 않으며, 연습, 예선 그리고 결승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스스로가 느낀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상당해 정말 힘든 주말을 보내며 레이스를 다시 배우게 됐다.

지난 시즌 ‘슈퍼레이스의 트로피’를 갖고 싶다는 단순함에 슈퍼레이스를 나섰다고 했지만, 이제는 챔피언 트로피의 무게가 무겁다는 걸 배우게 된 것 같다.

Q 2020 시즌에 대한 방향은 잡혔는가?

정: 100% 제대로 체험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 최고 클래스인 ‘스톡카’를 경험하기도 했고, 지금까지의 레이스 커리어 중에 더욱 깊숙이 레이스를 경험한 시즌이었기 때문에 2020 시즌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스톡카 레이스에 출전하는 게 내 개인, 그리고 비트R&D 독단적으로 해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덧붙여 다시 GT 클래스에 출전하게 된다면 두 대 정도로 팀을 꾸려서 100% 전력을 다해 3연패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사진: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슈퍼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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