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은 사이즈가 제한적이고 재질이 불편해요. 활동성이 좋은 재질과 디자인으로 바꿔주세요.”
“여학생 교복은 몸에 딱 붙어 몸매가 드러나고 치마 착용을 강제해요. 성차별적 요소를 없애주세요.”
올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중ㆍ고등학교 신입생에게 무상교복을 지원한 인천시교육청이 최근 교복에 대한 학생들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토론회에서 쏟아진 불만과 개선방안이다. 기능성은 물론이고 옷감과 노출 수위 등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됐다.
시교육청은 지난 25일 중ㆍ고교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9 편안한 교복 학생 토의토론회’ 결과를 정리해 29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학생들은 교복 착용의 단점으로 △매우 한정적인 교복 사이즈 △재구매 비용 △불편한 셔츠 재질 △어려운 세탁으로 인한 불청결 등을 지목했다. 개선 방안으로는 △체육복처럼 활동성인 좋은 재질과 디자인으로 개선 △정장 형태 상의와 학생 교복 프린세스라인(상반신은 꼭 맞고 하반신은 여유가 있도록 만든 라인) 제외 △통풍ㆍ방한 기능 추가 △교복 사이즈 확대 등을 제안했다.
학생들은 또 현재 여학생 교복에 성차별적인 요소에 대한 개선도 요구했다. 우선 교복이 남학생용에 비해 여학생용이 짧은 데다, 몸매까지 드러나는 형태라는 부분에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아울러 여학생 교복 중 치마는 기본 품목이고 바지는 선택 사안이란 점에서 사실상 치마 착용을 유도하고 있다는 부문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남학생은 일자형 넥타이를, 여학생은 리본을 주로 채용하고 있다는 점과 생활복 색상의 경우 대부분 남학생은 청남색 계열이고 여학생은 자주색 계열이란 부분에서도 성차별적인 요소라고 봤다.
토론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여학생 교복 품을 넉넉하게 하고 활동성을 높여야 한다”라며 “넥타이 종류나 형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교복 자율화에 대해선 △편하고 세탁이 편리해 위생적이다 △교복 규정 준수를 둘러싼 학생과 교사간 갈등이 없다 △빈부격차를 보여준다 △옷 구매 비용 부담이 있다 △교칙이 불투명해진다 등의 다양한 평가를 내놨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복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모인 만큼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라며 “교복 규정은 학교장이 학교 구성원들 의견을 수렴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돼 있는데, 그 과정에서 토의토론회에서 나온 학생들 의견도 함께 고려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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